'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파헤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5일 오후 2시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특검팀이 21일 공식 수사에 착수한 이래 박근혜 대통령을 보좌한 최측근을 공개 소환하는 것은 처음이다.

특검팀은 정 전 비서관을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불러내 청와대 대외비 문건 유출 혐의와 관련해 박 대통령의 구체적인 역할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박 대통령의 '40년 지기'이자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가 국정에 어느 범위까지 개입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대소사를 챙긴 만큼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 '비선 진료' 의혹, 김기춘(77)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49) 전 민정수석 비위 의혹 등이 모두 조사 항목에 포함될 수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혐의에 대한 기존 진술을 확인하는 것에 더해 일부 새롭게 조사할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이 이날 최씨와 김종(55·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잇달아 소환 조사한 데 이어 정 전 비서관까지 불러들이며 박 대통령을 바짝 압박하는 모양새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정부 고위직 인선자료, 외교·안보 문건 등 대외비 문건 47건을 최씨에게 유출한 혐의(공무상 기밀 누설)로 지난달 20일 정 전 비서관을 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당시 정 전 비서관을 재판에 넘기면서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지목하고 피의자로 입건했다.

그는 박 대통령 취임 전후로 박 대통령은 물론 최씨와의 전화 통화 내용을 수시로 녹음했는데 이는 최씨의 국정농단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물증으로 주목받았다.

녹음 파일에는 정 전 비서관이 최씨와 박 대통령의 취임사를 논의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정 전 비서관이 최씨를 '선생님'이라고 호칭하며 깍듯하게 대하는 정황도 담겼다. 특검팀도 검찰로부터 해당 녹음 파일과 녹취록을 넘겨받아 분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비서관은 청와대 안봉근(50) 전 국정홍보비서관, 이재만(50) 전 총무비서관과 함께 1998년 4월 박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직후부터 18년간 줄곧 곁에서 보좌한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다.

그는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출석하지 않았다.

이달 19일 법원의 첫 공판준비기일에도 나오지 않았다. 다만 정 전 비서관은 자신의 혐의를 대체로 시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과 공모한 부분도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다.

변호인도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국조특위는 26일 정 전 비서관과 더불어 안종범(57·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최씨 등이 수감된 구치소를 직접 찾아가 현장 청문회를 진행할 방침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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