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수습 이유로 일시 중단…곱지 않은 상인 시선도 부담
야시장 재개장도 당분간 어려워…대구시 "복구상황 보며 결정"


지난달 30일 발생한 서문시장 화재로 대구시가 하려던 서문시장 야시장 아케이드 설치에 제동이 걸렸다.

이달 안에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사고현장 수습 등 이유로 아케이드 설치를 중단했다.

게다가 화재로 상인 등이 아케이드 추가 설치에 부정적 의견을 내놓고 있어 앞으로 재추진 과정에 진통이 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시는 지난 6월 문을 연 서문시장 야시장을 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해 주변에 게스트하우스를 만들고 아케이드도 설치하는 등 관광·편의시설 확충에 나섰다.

이 가운데 아케이드는 70여억원을 들여 야시장이 서는 서문시장 진입로 330m 구간에 전동개폐식으로 만든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관광객이 80개 매대를 이용하는 데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시는 지난 10월 1억여원을 들여 기본설계를 끝냈다.

이달 안에 설치에 들어가 내년 8∼9월 완공할 계획이다.

그러나 서문시장 4지구에서 일어난 불로 점포 679곳이 타는 바람에 아케이드 설치를 일시 보류했다.

피해상인 대체상가 선정, 4지구 철거 등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 설치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번 화재로 아케이드 추가 설치에 반대하는 상인 등 여론도 부담으로 작용할 보인다.

지난달 불이 났을 때 현장 주변 도로 윗부분을 지붕처럼 덮은 아케이드 때문에 연기가 잘 빠지지 않아 소방관들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상인 이모(46)씨는 "연기가 아케이드에 갇힌 탓에 4지구뿐만 아니라 주변 다른 지구 피해도 막심하다"며 "점포에 보관한 옷, 양말 등에 연기 냄새가 밴 까닭에 싼 가격에 팔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서문시장 주도로에 아케이드를 설치하면 불이 났을 때 진화를 어렵게 할 수 있다"며 "기존 아케이드도 걷어내야 할 판이다"고 했다.

대구시는 "야시장 아케이드 설치를 일시 보류했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불이 나고 영업을 중단한 야시장 재개장도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4지구 철거, 대체상가 마련 등에 적어도 3개월 이상 걸리고 이번 화재로 기존 상인이 야시장 운영에 부정적 견해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의류가게를 운영하는 김모(53·여)씨는 "야시장 운영으로 LP 가스통을 사용하는 노점상도 덩달아 늦게까지 장사한다"며 "노점상을 이용하는 일부 방문객이 시장 안에서 담배도 피워 전보다 화재 위험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또 4지구 상인은 이번 화재 원인을 두고 "노점상이 사용하는 LP 가스통이 폭발해 불이 났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야시장 상인은 "매대 앞에 소화기를 비치하고 장사가 끝나면 가스전문기사가 매일 점검한다"며 "기존 상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화재로 서문시장이 정상 기능을 못 하고 상인 정서도 있어 당분간 야시장을 개장하기 힘들다"며 "복구 진행 상황을 보며 재개장 일정을 잡겠다"고 밝혔다.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su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