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입학관련 자료 모두 폐기돼 실제 감사착수 어려울 듯

교육부가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의 특혜입학 여부를 특별감사 할지 검토하겠다고 하자 연세대는 "그 어떤 공정한 조사도 피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연세대는 18일 입장문을 내고 "현재 여론이 집중되고 있는 해당 비리와 무관하다는 것을 당당히 증명하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교육부 감사, 국회 국정조사 등 그 어떠한 공정한 조사도 피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한다"고 말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자체 조사 결과 어떠한 문제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만약 감사나 국정조사를 받아야 한다면 당당히 받겠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특혜 입학·학사관리 의혹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장씨에 대한) 내용도 면밀히 검토해 특별감사를 할지 별도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은 장씨가 1998년 승마 특기생으로 연세대에 입학할 때 학교 측이 규정을 변경해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연세대의 1996학년도와 1997학년도 입시 요강에는 특기생 선발 종목이 축구, 농구, 야구, 아이스하키, 럭비 등 단체종목으로만 5종목이었지만, 장씨가 입학한 1998학년도 요강에는 선발 종목에 '기타'라는 항목이 추가되면서 승마선수 출신인 장씨의 입학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세대는 "1991년, 1993년, 1995년에도 개인종목에서 체육특기생을 선발한 바 있으며 장씨 입학 당시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이 아니었던 때로, 최씨 등이 입시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그 어떤 조사도 피하지 않겠다"는 연세대 측의 입장 발표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실제 감사에 착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씨가 입학한 1998학년도의 입시관련 자료가 개인정보보호법상 이미 대부분 폐기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실제 특정 대학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려면 먼저 대학 담당 부서에서 서면 조사를 한 뒤 감사관실에 정식으로 감사 의뢰를 해야 하는데, 서면 조사의 대상이 되는 자료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교육부 대입제도과 관계자는 "장씨 입학 당시 성적표, 채점표, 입상기록 등 전형자료 일체를 연세대 측에 요구했지만 개인정보보호 기한이 만료돼 폐기됐다는 답변을 공문으로 받았다"고 말했다.

교육부 감사관실 관계자도 "'연세대의 특별감사를 별도 판단하겠다'는 부총리 말씀은 원론적 답변으로 이해된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안홍석 기자 a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