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 국가대표 발탁·대기업 후원·협회 개입' 집중 추궁

'비선 실세'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 의혹을 파헤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승마계의 최씨 딸 특혜 지원 의혹과 관련해 대한승마협회 김모 전무와 박모 전 전무를 전날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최씨 딸 정유라(20·개명 전 정유연)씨가 국가대표로 발탁되고 대기업의 후원을 받게 된 과정 및 협회 개입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무는 정씨에게 특혜를 주고자 만들어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대한승마협회 중장기 로드맵' 작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작성된 이 로드맵은 협회가 마장마술 등 3개 종목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 유망주를 선발해 독일 전지훈련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회장사 삼성이 4년간 186억원에 이르는 후원금을 지원한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무는 이와 관련해 '아주 오래전부터 도쿄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라며 의혹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로드맵은 선수 선발 절차의 공정성 등을 두고 문제가 불거지면서 결국 무산됐다.

이달 4일에 이어 두 번째로 소환된 박 전 전무는 정씨 등 승마 선수의 전지훈련 계획을 삼성 측에 제안하고, 최씨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코레스포츠를 컨설팅 회사로 계약을 맺도록 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됐다.

삼성은 작년 9∼10월 최씨 모녀 회사인 '코레스포츠'로 280만 유로(약 35억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은 정 씨의 말 구매와 전지훈련 등에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일부는 최씨 모녀가 유용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2008년까지 협회 전무를 맡은 그가 현재는 공식 직함이 없음에도 승마계 유력 인사로 행세하는 데는 최씨와의 친분이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소속 김모 전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삼성이 정씨에게 35억원상당을 지원한 배경 등을 조사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이보배 기자 bo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