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 대화로 해결했어야…진실한 사과와 설명없어 유감"

이화여대 학교법인 이사회가 학생들의 본관 점거농성 이후 처음 열린 이사회에서 최경희 총장의 태도를 비판하며, 책임지고 사태 해결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10일 이사회 회의록을 보면 이달 7일 열린 이사회에서 정명수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들은 최 총장이 학생들의 본관 점거농성 사태를 책임지고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윤후정(이대 명예총장) 이사는 "우리 학교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경찰을 부른 적이 없다.

(사태 초기에) 총장과 처장들이 학생들과 대화로 해결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옳다고 생각한 사업이라도 학생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해서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면 철회할 때 학생들에게 본관에서 나올 것을 요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이사장은 최 총장이 사태와 관련한 보고를 마치자 "진실한 사과와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총장이 그간의 경과만을 나열하는 자료를 보니 부족한 부분이 보여 유감"이라고 질타했다.

장 이사장은 "문제가 장기화되고 있는 시점에 총장도 힘든 점이 있겠지만, 총장으로 부터 비롯된 일인 만큼 총장이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병영(전 교육부 장관) 이사도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은 분명 취지가 좋은 사업이지만 현실적으로 실행하기에 이른 면이 있었던 것 같으며 보도를 보니 (행정이) 미숙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고 중재 역할을 해줄 분들을 찾아 도움을 구하는 등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총장은 "제가 이런 사태를 생각하지 못하고 불찰로 빚어진 일이어서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후회하고 있으며, 언제든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대 학생들은 7월 28일 평생교육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본관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다음달 3일 최 총장이 계획 철회를 밝혔지만, 학생들은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농성을 70여일째 지속하고 있다.

이사진은 야권이 정권의 '비선'으로 지목한 최순실씨 딸이 이 대학 체육학과에 승마 특기생으로 특례 입학했다는 의혹에 관해서도 "문제가 없다면 당당히,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총장은 "(최씨 딸 입학 관련해)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는 문제가 없었다"면서 "학교를 이렇게 혼란스럽게 만들었으니 마무리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a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