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같은 민간 창업 임대 공간인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창업 기업인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오경묵 기자
카페 같은 민간 창업 임대 공간인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창업 기업인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오경묵 기자
기업은 다양한 크기의 사무공간을 필요한 만큼만 임차할 수 있다. 고급 인테리어로 카페 분위기를 내는 접견실과 회의실은 입주 기업이 함께 사용하고 창업 지원도 받는다. 최근 들어 대구에 확산되고 있는 민간 창업공간인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다.

4일 대구시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내에 36개 센터를 운영하는 르호봇은 중구 동성로 교보빌딩에 29개의 사무실을 갖추고 대구비즈니스 센터를 개장했다. 올초에는 세계 3000개, 한국에 15개의 비즈니스센터를 운영하는 리저스가 동대구역 인근 대구무역회관에 46개의 사무실을 개장했다.

대구에는 대학 창업보육센터 10곳을 포함해 대구테크노파크,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등 16개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21개의 창업공간(창업사무실 552개)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 공간은 대부분 임대료가 무료지만 응모를 거친 창업벤처기업에만 제공되고 기간도 한시적인 데다 도심지가 아닌 외곽에 자리하고 있다. 민간 기업이 창업공간으로 도심지를 공략하는 이유다.

대구에 새로 들어선 민간 코워킹 스페이스는 교통이 편리한 도심에 있고 사무실 보증금, 직원 채용 등 초기투자비용을 최소화한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300만~1000만원의 보증금 대신 두세 달치 사무실 임대료만 보증금으로 낸다. 관리비도 없다. 월 임대료는 20만~80만원으로 다양하다. 사무실 규모도 사업에 따라 월·연간 단위로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1인 창업자들이 출장 갈 때는 전화를 대신 받아주는 비서 서비스도 제공한다.

사무실은 따로 쓰지만 미팅공간을 비롯해 카페 라운지, 비즈니스 라운지, 교육실, 회의실 등은 같이 사용해 협업과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국내와 해외에 있는 비즈니스센터도 사용할 수 있어 국내외 출장이 잦은 창업가에게 인기다. 대형 회의실에는 무선인터넷, 빔프로젝터 등을 갖춰 각종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교육 강연회 등을 열 수 있다. 사무실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사업자등록지만 갖거나 우편물 배달 서비스를 제공받는 비상주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지난달 문을 연 르호봇 대구센터는 기업 성장단계를 예비 창업·창업 초기·창업 성장·창업 성숙기로 나눠 단계별로 12개의 교육 프로그램과 세무 법률 특허 등 전문자문단의 컨설팅을 제공해 민간 창업지원기능까지 담당한다.

박희광 르호봇 대구비즈니스센터장은 “르호봇 대구센터가 중소기업청의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로 지정돼 입주하는 1인 창업가에게는 임대료의 40%와 특허 마케팅 비용을 지원한다”며 “지방에도 민간 창업 시장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