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강남역 인근 화장실에서 벌어진 20대 여성 살인사건을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범죄’로 결론 내렸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2일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고 피의자 김모씨(34)에 대한 심리면담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지난 19~20일 프로파일러 5명을 투입해 두 차례에 걸쳐 김씨를 면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성별에 상관 없이 “누가 나를 욕하는 것이 들린다”고 호소하며 피해망상 증세를 보였다. 김씨는 2008년 병원에서 처음으로 조현병(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은 이후 올해 초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1년7개월 동안 정신과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이 같은 김씨의 피해망상은 2014년 기독교 계열 한 신학원에서 교육을 받던 중 “여성들이 나를 견제하고 괴롭힌다”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경찰은 김씨가 뚜렷한 동기나 피해자와 직접적인 관계 없이 망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이 사건이 ‘묻지마 범죄’에 속한다고 판단했다.

박상용/황정환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