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오전 8시 전남 순천시 신대중흥S클래스 아파트 입구. 출근길에 오른 차량들이 속속 아파트단지를 빠져나가고 있었다. 이들 차량의 대부분은 여수와 순천, 광양을 잇는 해광로를 타고 인근 광양제철소와 여수국가산업단지로 향했다. 이 아파트에서 여수와 광양까지는 자동차로 각각 30분 거리.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광양제철소나 여수산단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순천으로 이사오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도시 이야기] 여수·광양까지 차로 20분…젊은층 둥지 트는 '순천 트라이앵글'
순천만과 순천만정원으로 잘 알려진 순천이 전남 남부의 허브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쾌적한 자연 환경에 더해 여수와 광양을 잇는 곳에 자리 잡은 지리적 장점 덕분에 주변 지역 인구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수 광양 순천 등 전남 남부권 3개 시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이후 여수~순천 간 전용도로, 여수~광양 이순신대교 개통 등으로 20~30분 만에 이동이 가능한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였다. 순천시에 따르면 2009년 주민등록인구 기준으로 27만1106명이던 시 인구는 올초 28만1000여명으로 늘었다. 대부분의 지방 도시가 뚜렷한 인구 감소를 보이는 것과 비교된다. 순천시의 65세 이상 인구는 올해 기준으로 27만9203명으로 전체의 13%다. 전남 시·군의 평균 65세 이상 인구 비율(21.3%)에 비해 8%포인트가량 낮다. 조충훈 순천시장은 “여수나 광양에서 일하는 30~40대 중산층 근로자들이 쾌적한 주거 환경을 찾아 순천으로 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순천의 중산층 밀집 지역은 연향과 왕지, 신대지구를 잇는 삼각 트라이앵글이다. 이 세 곳은 순천시청이 있는 원도심에서 자동차로 20여분 거리에 있다. 여수와 광양을 잇는 해광로 인근에 있어 여수와 광양의 근로자들이 많이 거주한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들 설명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연향과 왕지, 신대지구에서 살고 있는 30~40대 중산층의 절반가량은 여수와 광양으로 출근한다”고 말했다.

1980년대 초반 본격적으로 조성된 연향 지구는 대부분 초·중학교 자녀를 둔 중산층 부부가 거주하는 곳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아파트가 들어선 왕지지구는 학원이 밀집해 교육 여건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왕지지구의 두산위브, 롯데캐슬 아파트단지에는 전용면적 182㎡ 이상 대형 주택형의 고급 아파트가 있다.

2010년 첫 분양이 시작된 해룡면 신대지구는 순천에서 가장 뜨고 있는 지역이다. 290만㎡ 부지에 조성된 이곳은 1만1000가구에 3만여명이 거주하는 계획도시로 개발됐다. 한 공인중개사는 “신대지구 아파트에는 최근 1년 새 3.3㎡당 100만원가량의 프리미엄(웃돈)이 붙었다”고 했다.

순천=박상용/강경민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