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대기업과 손잡고 사물인터넷(IoT)산업 테스트베드로 내주는 실험에 나섰다. 대구시와 삼성전자, SK텔레콤은 ‘대구 IoT 테스트베드 구축을 위한 실행전략’을 지난달 28일 발표하고 대구를 IoT 시범도시로 조성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5월 말까지 대구 전역에 IoT 전용망을 설치하기로 했다. IoT 사업을 하는 벤처기업이 개발한 기술과 서비스를 검증할 수 있는 개방형 연구실도 설립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IoT로 작동하는 각종 장비를 벤처기업에 제공한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IoT 관련 지식재산권도 공개한다. 대구시는 IoT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과 재정 지원을 담당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벤처기업이 IoT 전용망을 사용하면 일반 통신망을 쓸 때보다 망 사용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며 “대구에 IoT 관련 벤처기업의 창업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는 대구시와 손잡고 부가가치가 높은 미래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 △IoT 기반의 의료정보 활용 기술개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국가 감염병 관리 시스템 구축 및 운영 △미래형 자동차 선도도시 구축 △에너지 효율화 및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 △IoT 생태계 활성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민 생활 구석구석에 IoT 기술이 스며들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 구상 중엔 IoT 전용망을 기반으로 스마트 검침 인프라 및 스마트 가로등 등을 설치해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있다. 이런 인프라가 구축되면 전력·가스·수도 사용량 등을 원격으로 실시간 분석해 사용량이 많지 않은 시간대엔 에너지 공급량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시는 이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2021년까지 1조원의 예산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2018년까지 IoT 인프라 구축, 의료정보 활용 기술 개발, 에너지 효율화 등을 위해 2000억원, 전기차 자율주행 인프라 구축 등에 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형희 SK텔레콤 사업총괄(부사장)은 “올해 안에 대구에 IoT 사업 관련 인프라 구축이 완료되면 벤처기업이 규제 없는 시범도시에서 세상을 바꿀 신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익 시 경제기획관은 “IoT는 ICT 신기술과 산업이 융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대구는 공통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는 생태계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