닝보에서 상하이로 육로 이동해 6일 새벽 상하이서 출발했을 가능성
쿠알라룸푸르 경유편으로 방콕 거쳐 입국 관측


북한 해외식당에서 집단탈출해 귀순한 종업원 13명의 귀순 루트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확인 결과 북한 국적자 13명이 6일 새벽 유효한 여권을 갖고 출경(출국)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첫 공식 확인인 이 발언을 토대로 대북 소식통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종업원들은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시의 류경식당에서 근무하다 현지 항공편으로 6일 새벽 출국한 뒤 태국 방콕을 거쳐 7일 인천공항행 항공편으로 한국에 들어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닝보 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방콕행 국제선 가운데 새벽 시간대 출발하는 항공편이 없는 점으로 미뤄 이들은 인근 상하이(上海) 등으로 옮겨 항공편에 탑승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닝보와 상하이는 약 210㎞ 떨어져 있어 육로로 약 2시간 정도면 이동이 가능하다.

이들은 상하이 공항에서 6일 오전 1시30분에 출발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경유하는 말레이시아 저가항공인 에어아시아 편으로 방콕에 도착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들은 취업용 여권을 소지해 북한과 무비자협정이 체결된 말레이시아의 항공편을 타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들은 쿠알라룸푸르에서 공항에 체류하다 항공편을 갈아타고 방콕에 도착했을 때부터 우리 정부 측의 도움을 받은 뒤 다음날 국적기를 통해 한국행에 성공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당초 라오스를 통해 입국했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왔으나 시간적인 여유가 없음을 감안할 때 이들이 육로로 다른 나라로 이동했을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들의 공항 이동 등은 '007 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극비리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부 당국자는 "이들은 (근무하던) 식당을 떠나 한국까지 굉장히 단시간에 왔다"며 항공편을 이용해 국내 입국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태국 방콕과 인천공항 간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국적기와 타이항공 등 하루에 총 30여편이 운항되고 있다.

안전과 보안 문제 등을 감안하면 이들이 우리 국적기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항공사 측은 이들의 탑승 여부 확인을 해 주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 종업원들은 한국 관광객으로 위장해 혹시 모를 감시의 눈길을 따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8일 정부가 공개한 사진 속의 북한 종업원들은 형형색색의 패딩 점퍼와 가죽 점퍼, 후드 티, 청바지를 입고 백팩과 여행용 캐리어, 팬시 가방 등을 휴대한 전형적인 '여행자' 차림이었다.

다만 우리 정부는 이들의 탈북 루트에 대해서는 여전히 해당국과의 외교 문제, 민감성, 앞으로의 탈북자 문제에 미칠 영향 등을 이유로 구체적으로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