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영이' 남매 툭하면 때리고 굶기고 학교도 안보내
숨지기전 석달간 화장실 감금…영하 12도에 찬물 퍼부어


경기 평택의 한 야산에 암매장된 7살 신원영군의 사인은 지속적인 학대에 따른 외상이었다.

애초 계모 김모(38)씨는 원영이가 숨지기 하루 전 소변을 못가린다는 이유로 찬물을 끼얹고 화장실에 20시간 감금해 원영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계모의 끔찍한 학대는 3년 전부터 상습적으로 자행되고 있었으며, 원영이는 숨지기 3개월 전부터 차디찬 화장실에 감금된 채 하루에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짧은 생을 마감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수면 위로 드러난 계모 김씨의 학대는 무자비했다.

김씨는 원영이의 친부 신모(38)씨와 함께 살기 시작한 2013년 6월부터 "말을 듣지 않는다"며 원영이와 누나(10)를 막대기나 플라스틱 자로 허벅지와 손바닥을 수시로 때렸다.

심지어 집 안 화장실 대신 바깥에 있는 주차장 화장실을 이용하게 했다.

지난해 2월부터 4월까지는 원영이가 소변을 못가린다는 이유로 누나와 함께 집 베란다(153㎝×117㎝)에 가두고 바깥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

이들 남매에게 끼니를 제대로 챙겨주지 않은 것은 물론 베란다에 둔 요강에 대소변을 보게 했다.

김씨는 당시 초등학생이던 원영이 누나를 학교에 보내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계모의 학대 수위는 날로 높아졌다.

원영이는 지난해 11월부터 소변을 가린지 못한다는 이유로 난방이 들어오지 않는 화장실에 감금됐다.

계모는 하루에 1끼 정도만 먹이면서 원영이를 수시로 폭행했고, 올해 1월 28일에는 소변을 변기 밖으로 흘렸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원영이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쳤다.

폭행을 피하려던 원영이가 넘어지면서 변기에 이마를 부딪쳐 살이 찢어지는 등 다쳤지만,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붕대만 감아놓았다.

이틀 뒤 오후 8시께에는 남편과 다투고 화가 난다는 이유로 원영이의 무릎을 꿇리고 신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는 락스 원액 1ℓ를 머리 위로 퍼부었다.

김씨는 네 시간 뒤 화풀이 목적으로 원영이에게 또다시 락스 원액 1ℓ를 부었다.

긴 팔 운동복과 팬티만 걸치고 있던 원영이는 락스에 옷이 젖은 채로 방치됐다.

계모는 2월 1일 오후 1시에는 원영이가 옷에 대변을 봤다는 이유로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기고 찬물을 뿌리기까지 했다.

당시 바깥 온도는 영하 12도로 매우 추운 날씨였다.

원영이는 1월 27일부터 밥 한 끼를 제대로 먹지 못해 극도로 쇠약해진 상태였고, 결국 다음날 2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원영이 키는 112.5㎝, 몸무게 15.3㎏으로 또래보다 훨씬 왜소한 편에 속했다.

숨진 원영이 머리부위에서는 장기간 폭행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다발성 혈종(피고임 현상)이, 이마부위 피부 조직은 락스 학대로 섬유화 현상(딱딱해짐)이 관찰됐다.

계모의 학대는 지속적으로 도를 넘는 수준으로 자행됐지만, 아버지 신씨는 계모의 학대로부터 고통받는 아들의 방패막이가 돼주지 못했다.

오히려 아내의 학대를 암묵적으로 용인했다.

신씨는 아내에게 "그만하라"고만 했을 뿐 적극적으로 만류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신씨가 "원영이가 (학대로)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아내가 락스를 뿌리고 나서는 더욱더 그런 생각을 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한 경기 평택경찰서는 16일 계모 김씨와 친부 신모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락스와 찬물을 끼얹는 등 학대한 이후 '방치'행위로 말미암아 원영이가 사망에 이른 만큼 두 사람 모두에게 살인죄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평택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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