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과 대형마트 입점을 알리는 플래카드를 내건 ‘원당수제 고로케’ 점포에 장보러 나온 주부들이 몰려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백화점과 대형마트 입점을 알리는 플래카드를 내건 ‘원당수제 고로케’ 점포에 장보러 나온 주부들이 몰려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망원시장의 경쟁력을 얘기할 때 가게 앞에 긴 줄이 서는 맛집들을 빼놓을 수 없다. 이 시장에는 족발, 반찬, 떡집, 분식, 크로켓, 닭강정 등 먹거리 점포가 26개로 전체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일부 점포는 방송에 맛집으로 자주 소개되면서 주말에는 수도권 등지에서도 방문객이 몰려오고 있다.

골목시장 맨 끝에 있는 ‘원당 수제 고로케’는 이곳의 대표적인 ‘대박 가게’로 통한다. 1020세대 젊은이부터 장보러 온 주부까지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감자, 단팥, 채소 등 10여가지 속재료를 넣은 바삭한 크로켓 중 베스트셀러는 채소크로켓과 잡채크로켓이다. 창업자인 황인호 씨의 부인인 김은자 사장(64)은 “평일엔 하루 2000여개, 주말에는 3000여개의 크로켓이 팔린다”며 “올 들어 롯데백화점과 이마트 등 대형유통점에 매장을 낼 정도로 맛과 품질을 인정받았다”고 소개했다. 크로켓 1개에 1500원, 3개에 2000원이다.

골목시장 한가운데 있는 ‘큐스닭강정’도 맛집 명소로 꼽힌다. 이 가게는 공중파 방송의 인기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유명해져 최근엔 대형마트에도 입점했다. 단맛을 주로 내는 여느 닭강정과 달리 일곱 가지 맛을 내는 소스가 경쟁력이다. 이 맛을 보려고 10대 학생부터 60대 노인까지 하루평균 300명이 가게 앞에 진을 친다. 황경조 사장(53)은 “생과일을 갈아 넣어 특색 있는 맛을 유지하고, 젊은 층의 입맛을 겨냥한 화이트 드레싱과 치즈 소스 등을 더해 다양한 맛을 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저렴한 3000원짜리 컵 상품을 구매해도 소스를 통해 원하는 맛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다”고 했다.

‘홍두깨손칼국수’는 망원시장을 찾는 중년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맛집이다. 쫄깃한 면발을 자랑하는 수타 손칼국수와 수제비가 주력 메뉴로 가격은 각각 2500원과 3000원이다. 개업한 지 3년이 지났으며 평일에 700명, 주말에는 1000명이 넘는 손님이 들른다고 정의준 사장(48)은 설명했다.

그는 “특별한 비법이나 노하우가 있다기보다 그저 내 가족이 먹는 음식이라 여기고 음식의 기본을 지키려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의 고향인 충남 서산에서 직접 농사지어 보내는 콩을 이용해 만든 콩국수도 인기 메뉴다. 국산 식재료만을 고집하는 정 사장의 신념이 이 가게의 성공 비결이라고 주민들은 평가한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