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3일부터 본사(서울 서초사옥) 임직원을 대상으로 자율출퇴근제를 시행한다. 삼성전자처럼 전사적으로는 아니지만 부분적으로 자율출퇴근제를 도입한 대기업이 적지 않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2년 4월 연구개발(R&D)과 디자인 직군에 한해 시범 도입한 자율출퇴근제를 13일부터 생산직을 제외한 본사 전 임직원으로 확대한다. 이 회사 임직원은 주 40시간, 하루 4시간 이상 일하는 조건으로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 사이에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예컨대 월~목요일에 집중적으로 일한 뒤 금요일에는 오전 10시 퇴근해 주말여행을 떠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이 제도를 해외 사업장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삼성그룹 내 다른 전자 계열사도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자율출퇴근제를 도입한 것은 직원들의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삼성 관계자는 “직원마다 일하는 스타일과 선호하는 근무 시간이 다른 만큼 이를 일일이 회사가 관리하기보다 직원들이 알아서 선택하도록 한 것”이라며 “대신 회사는 직원들을 성과로 평가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른 대기업도 삼성전자와 똑같은 방식은 아니지만 다양한 형태의 유연근무제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SK그룹은 2013년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계열사별 팀별 부문별로 유연근무제 시행을 권고했다. SK(주)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주력 계열사에서 일부 실이나 팀 차원에서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LG그룹에선 LG생활건강이 2005년부터 직원들에게 5가지 출퇴근 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선택 시간대는 오전 7시~오후 4시, 오전 7시30분~오후 4시30분, 오전 8시~오후 5시, 오전 8시30분~오후 5시30분, 오전 9시~오후 6시 등이다.

한화그룹은 직원들이 육아기에 출근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직원은 오전 9~10시에 출근할 수 있다. 임신부의 경우 임신 기간에 30일 동안 오전 10시까지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할 수 있다.

공기업에선 지난달 본사를 서울에서 전남 나주로 옮긴 한전KDN이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이달부터 ‘근무시간 선택제’를 도입했다. 직원들은 주 40시간, 하루 4시간 이상 근무하는 조건으로 오전 8시~오후 8시 사이에 자유롭게 출퇴근할 수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