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진 인수위…미래부·교육부 주도권 다툼
인수위 과학팀은 이날 전국 연구개발특구를 총괄 관리하는 대전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을 찾았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을 담당하는 기초과학연구원도 참석했다. 과학팀을 대표하는 장순흥 인수위원(KAIST 교수)은 이 자리에서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산학협력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과학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경제 발전과 연결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기초연구원과 정부출연연구원, KAIST 등 산학연이 합쳐져 박근혜 당선인의 창조경제의 선구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의 연구·개발(R&D) 능력을 기업의 산업화로 연결하는 산학협력의 기능을 강조한 것이다.
과학계의 이런 논리에 대해 교육계에선 “이 같은 산학협력 육성책은 자칫 서울대나 KAIST 같은 일부 대학에만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며 “산학협력의 인력 양성 기능을 고려해 교육부가 지금처럼 담당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곽병선 교육·과학분과 간사가 이끄는 교육팀은 강서구의 등명초교와 공항고교를 방문했다. 박 당선인의 교육 공약들인 초등학교 온종일 돌봄교실, 고교 무상교육, 학교폭력 방지 등을 두고 인수위 위원들과 현장 교사들의 논의가 진행됐다.
교육과학기술부의 과학 부문이 새 정부 출범에 맞춰 미래창조과학부로 이전하면서 교육계와 과학계는 대학의 산학협력 등의 소관 업무를 두고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현장방문까지 교육과 과학으로 쪼개진 것이다. 박 당선인이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한 상황에서 정작 인수위 내부에선 교육 부문과 과학 부문의 이견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교육과 과학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산학협력 업무와 관련해 대학의 산학협력단 등에 대한 현장방문 일정은 아예 잡혀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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