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첫 여성 CEO…재계 女風
코오롱워터앤에너지 공동대표 부사장에 이수영
이수영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전략사업본부 전무(44·사진)는 30일 코오롱그룹 인사에서 공동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전무에 오른 지 2년 만에 코오롱그룹 내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5명의 대표이사 인사 중 유일한 승진자다.
이 부사장은 서울대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한 뒤 1994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삼성에버랜드에서 일하다 미국 유학을 떠났다. 노스웨스턴대 켈로그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딴 뒤 외국계 제약회사에서 일하던 중 2003년 코오롱그룹 웰니스 태스크포스(TF)에 영입됐다.
그는 시장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고 추진력과 카리스마를 겸비해 ‘돌격대장’으로 불렸다. 능력과 성과는 고속 승진으로 보상받았다. 차장으로 코오롱에 입사한 지 2년 만에 상무보로 승진, 서른일곱에 임원을 맡았다. 환경시설관리공사를 인수해 코오롱워터앤에너지로 이름을 바꾸고 그룹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추진하는 물사업을 이끌며 ‘물의 여왕’이라는 새 별명을 얻었다.
이 부사장이 중시하는 것은 현장과 소통이다. 평소 밤 12시 이전에 퇴근하는 날이 거의 없는데도 사무실에 머무는 것은 10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 물사업을 맡으며 “석 달에 한 번 구두 굽을 바꾸겠다는 각오로 뛰겠다”고 약속한 그가 두 달 만에 구두 굽을 갈았다는 일화는 직원들 사이에 ‘전설’로 회자된다.
이 부사장의 활약은 여성 인력을 강조해온 이 회장의 신뢰와 지원에 힘입은 바 크다. 이 회장은 2002년 여성인력할당제를 주요 대기업 중 처음으로 도입했다. 지난 7월 직원들과의 대화에서는 “다양성이 세상을 이끌어가는 힘”이라며 “그룹의 반은 여성 인력으로 채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8~29일 LG그룹 임원 인사에서는 이정애 LG생활건강 상무(49)가 공채 출신 첫 여성 전무로 승진하는 등 여성 임원 4명이 새로 나왔다. 오는 5일 발표할 예정인 삼성그룹 인사에서도 여성 인재들이 전진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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