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현영희 의원의 수행비서였던 정동근씨의 폭로로 시작된 공천헌금 논란이 돈의 액수와 목적을 놓고 확산되고 있다.

정씨는 현영희 의원으로부터 3억원을 받아 조기문 전 새누리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하지만 현 의원과 조씨는 500만원을 주고받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씨는 3월15일 서울역 인근에서 조씨와 만나 3억원을 건넸고, 조씨가 이를 루이뷔통 가방에 옮겨 담았다는 취지로 선관위와 검찰에 진술했다.

조씨를 아는 지역 정가 인사들은 정씨가 이 가방을 기억하는 것으로 미뤄 조씨와 정씨의 만남이 사실이라는 데는 인식을 같이하는 분위기다.

조씨가 이 가방을 다른 모임에도 자주 들고 나갔고, 이를 목격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더욱이 검찰이 조씨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이 가방을 찾아내면서 정씨의 진술에 상당 부분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에서 돈을 이 가방에 옮겨 담을 수 있었겠느냐와 쇼핑백에 6㎏(5만원권 60다발 기준)에 달하는 거액을 가지고 열차를 탈 수 있었겠느냐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너무 허술하게 돈을 운반했고, 옮겨 담았다는 추정에서다.

사건 당사자의 주장도 일관된다.

현 의원은 "활동비로 준 500만원을 정씨가 3억원으로 둔갑시켰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조씨도 검찰 조사에서 공천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서울로 가면서 현 의원에게 활동비 500만원을 요구해 받았으며 50만원을 수고비 명목으로 정씨에게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450만원도 나흘 후 현 의원에게 돌려줬다는 것이 조씨의 주장이다.

현 의원과 조씨의 말맞추기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런 논란에도 검찰은 일단 정씨의 '3억원 주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검찰은 9일 조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현 의원으로부터 공천관련 청탁자금 명목으로 3억원을 받은 혐의를 적용했다.

현 의원과 조씨의 진술이 일관되지만 정씨의 '3억원 주장'을 믿을 만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돈이 현기환 전 의원에 전달됐거나 제3의 인물이 개입한 정황을 아직 찾지 못했지만 최종 목적지가 드러나면 파문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정씨는 이밖에 현 의원이 홍준표 전 대표에게도 2천만원을, 부산지역 일부 친박계 인사에게도 수백만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며 현 의원의 일정표 등 관련 증거를 검찰에 제출했다.

'공천헌금 3억원'에 묻혔지만, 이 또한 사실로 드러나면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p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