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간부와 짜고 2년간 수십차례 횡령

회사 간부와 짜고 회삿돈 25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보람상조 그룹 최모(52)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부산지검 특수부(차맹기 부장검사)는 26일 검찰 수사와 함께 잠적했다가 최근 귀국한 최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검찰은 최 회장의 형이자 그룹 부회장(62)을 구속 기소하고 그룹의 자금을 도맡아 관리한 이모 재무부장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와 함께 계열사 대표를 맡은 최 회장의 부인 김모씨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최 회장은 부회장, 재무부장 등 회사 간부와 공모해 상조회원들이 장례식을 하려고 한꺼번에 내는 회비 일시금을 회사 계좌에 넣지 않고 개인적으로 찾아가는 방법으로 2008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총 249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빼돌린 돈 가운데는 장례에 필요한 물품을 공급하는 업체로부터 받은 리베이트도 포함됐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또 이들은 한두 개 회사 자금에 손을 댄 것이 아니라 모두 9개 계열사의 자금을 빼돌렸으며, 분식회계를 통해 장부를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렇게 빼돌린 돈으로 최씨 일가는 부산 수영구와 해운대 등지에 부동산을 구입한 것은 물론 자녀 해외유학비와 종교시설 건립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 회장은 보람상조 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던 올해 1월 160억원을 인출해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최근 회사에서 개인재산 압류조치에 들어가자 귀국했다.

검찰은 이들의 횡령에 가담한 혐의로 회사 관계자에 대해 추가로 수사를 벌인다는 방침이어서 횡령 금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p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