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어려울수록 럭셔리에 대한 수요는 늘어납니다. 럭셔리 수요를 적극 공략한다면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죠."

세계적인 호텔체인 리츠칼튼의 사이먼 쿠퍼 회장(63 · 사진)은 지난 29일 서울 강남역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기자와 만나 "새로운 돌파구를 구상하던 중 경기가 어려워도 고급 부티크 호텔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는 적다는 현상에 주목했다"며 "이를 겨냥해 오는 12월22일 태국 퓨레이만에 '리츠 칼튼 리저브'라는 최고급 부티크 호텔을 처음 론칭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비행기 티켓과 여행사의 관광상품 가격이 하락세입니다. 이럴 때 사람들은 다른 비용 부담이 적어진 만큼 비싼 호텔을 이용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을 알게 됐죠.아시다시피 불황일수록 휴가 인구는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12월 문을 여는 리츠 칼튼 리저브는 이 점을 겨냥한 최고급 호텔로,천장 높이가 2m인 풀 빌라 54개와 스파시설로 구성돼 있습니다. "

쿠퍼 회장은 매년 아시아 3개국을 돌며 호텔의 사업계획을 설명하는 '아시아 로드쇼' 참석차 방한했다. 리츠칼튼호텔컴퍼니는 세계 최대 호텔 체인인 미국 JW메리어트그룹의 계열사로,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 24개국에 73개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쿠퍼 회장은 "내년 4월 중국 상하이 푸둥에도 최고급 호텔을 개장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텔을 홍콩에 열 계획"이라며 "앞으로 아시아는 물론 관광 수요가 많은 곳에 럭셔리 호텔을 열어 하이엔드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리츠칼튼 호텔은 주룽시 국제상업센터 102~118층에 총 312개 객실로 구성됐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호텔이며 전체 객실 중 스위트룸이 25%인 85개다.

"리츠칼튼 호텔에선 금색을 선호합니다. 브랜드 로고인 사자도 금색이죠.한국에서는 최근 중저가 비즈니스호텔이 인기가 많다고 하는데 우리는 다른 지향점을 갖고 있습니다. 금색이 상징하는 럭셔리 전략을 택한 거죠."

올해 아시아 로드쇼는 대만,홍콩,한국에서 열렸다. 국내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쿠퍼 회장은 "아시아에선 일본이 가장 큰 시장이지만 최근 경제성장이 정체돼 있어 이번 로드쇼 명단에서 제외했다"며 "한국은 경제 규모가 매년 성장하고 있고 웨딩시장 또한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커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퍼 회장은 한국에 두 번째 리츠칼튼 호텔을 열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향후 2년 내에 20여개의 체인 호텔을 열 예정입니다. 아쉽게도 이 명단에 한국은 없네요. 서울과 부산에 추가로 호텔을 여는 것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습니다. 이 말을 듣고 문을 연다고 단정지어 기사쓰면 안 됩니다(웃음)."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