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은 초 · 중 · 고교생에게 보약같은 시간이다. 모자란 학습을 보충하고 2학기를 대비해 재충전할 수도 있다. 직장인들도 여름은 모자람을 보완할 수 있는 시즌이다. 학생들만큼 길지는 않지만 일주일 남짓의 여름휴가를 통해 부족한 어학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예년과 달리 올해 여름은 교육환경이 크게 바뀌었다. 무엇보다 '사교육과의 전쟁'으로 정부가 학원 심야교습에 대한 단속에 나서고 고액 과외에 대해서도 철퇴를 가하기 시작했다. '학파라치제(학원 불법 영업 신고포상금제)'가 시행되면서 경찰과 국세청을 동원한 강력한 단속도 이뤄지고 있다. 포상금을 노린 '학파라치'들이 밤 10시 이후 학원에서 이뤄지는 교습이나 오피스텔 등에서 이뤄지는 고액 그룹과외를 찾아내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감시하고 있다. 자칫 학원 심야강좌나 그룹과외 현장에서 정부 단속에 걸리게 되면 어린 학생들이 입게될 마음의 상처도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달라진 교육환경에 맞게 새로운 학습전략을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액과외는 경험이 많은 강사로부터 개인에게 적합한 교습을 받는다는 점에서 많은 학부모들이 선호하지만 국세청이 단속에 가세하면서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교육청에 신고한 과외교습은 가능하지만 아무래도 고액과외보다 효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그룹과외를 시켜야 한다면 교육청에 신고하고 정당하게 세금을 내는 과외교습자인지 확인하고 아이를 보내는 게 바람직하다.

초등학생의 경우 학습지를 통한 보충학습도 고려해볼 만하다. 학습지는 '방문교사'들이 주기적으로 방문해 상담 및 학습을 하므로 비교적 학생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교습이 가능하다. 학습지 업체들도 달라진 교육환경에 맞게 수준별 단계별 학습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방문교사의 질을 높이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지역별로 달랐던 학원 교습 허용시간도 전국적으로 밤 10시까지로 제한되면서 학원을 통한 보충학습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학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인터넷 강의 등 시간제한을 받지 않는 공부 방법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

최근 중학생을 겨냥한 인터넷 강의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고교생 인터넷 강의의 경우 메가스터디가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반면 중학 시장에는 아직 절대강자가 없는 상황이어서 사교육업체들이 너도 나도 뛰어들고 있는 형국이다. 영어 말하기 시험인 오픽(OPIc) 주관기관인 크레듀는 최근 초 · 중등생을 겨냥한 인터넷 강의 '크레듀엠'을 개설하고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섰다. 학습지 업체로 초등학생에 대한 교육 노하우를 쌓은 대교도 2006년말 출시한 '공부와락' 사이트를 통해 중학생에 대한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경쟁업체인 교원도 최근 기존 중학생 인터넷 강의업체인 '하이퍼센트'를 인수해 새롭게 단장하면서 중등 온라인교육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밖에 웅진씽크빅도 중등 온라인사이트 개설을 검토하고 있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입소문'이 형성되지 않은 만큼 학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사이트들을 둘러보며 품질을 비교한 뒤 자녀에게 적합한 한 곳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고3의 경우 여름방학은 수시 합격 전략을 짜는 소중한 시기다. 수시 일정이 대부분 9월에 진행돼 10월에 결과가 발표되기 때문에 여름방학 기간에 수시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수시에서는 논술과 면접이 당락을 좌우하므로 여름방학 기간에 이를 집중적으로 다듬어야 한다.

수시 합격자 발표가 수능시험 날짜와 한 달 정도밖에 차이 나지 않기 때문에 수시를 지원하더라도 수능 공부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수능 영역별로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충실히 계획을 세워 학습해야 한다.

초 · 중 · 고교생과 달리 성인 학습시장은 사교육과의 전쟁과 무관하다. 그러나 성인이 주로 듣는 영어강좌의 경우 최근에는 회화중심의 강의가 강조되는 만큼 자신의 실력과 향후 학습전략을 재점검하는 게 필요하다. 토익 토플만으로는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기업들이 토익스피킹이나 오픽 등 말하기 시험 성적을 중시하고 있다. 어학원뿐 아니라 인터넷 강의,전화영어,MP3플레이어 등 학습기기를 이용한 자가학습 등 공부 방법이 다양해지므로 말하기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여야 할 때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