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모씨(24)는 군복무 시절인 지난해 가을 사격 훈련을 받은 뒤 한쪽 귀에 심한 귀울림증(이명)과 난청이 생겼다.

제대 이후 회사를 다니면서 잘 안 들리는 것은 참을 수 있었지만 밤낮으로 귀에서 큰 소리가 나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이명클리닉(소장 박문서)을 찾아가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명의 양상과 요인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었다.

여러 진료과의 협진을 거쳐 반복적인 전기자극 치료와 상담 치료를 받은 결과 두 달 뒤 이명은 조용한 환경에서만 들리는 정도까지 개선됐다.

2006년 6월 문을 연 이 병원의 이명클리닉은 이비인후과 신경과 정신과 치과 등이 유기적으로 이명 환자를 돌보는 협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명은 발병 원인이 사람마다 각기 다르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도 많아 일괄적인 치료시스템으로는 해결하기 힘들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협진을 통한 개인별 맞춤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클리닉에선 캐나다에서 도입한 '퀴슨스'청각검사기기로 정밀검사를 한 뒤 맞춤치료에 나서고 있다. 퀴슨스는 국내 2곳밖에 없는 청각검사기기로 이명은 물론 난청 및 음향과민증(특정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림)을 정확히 진단해낸다.

맞춤치료의 시작은 약물치료.고혈압이나 고막 염증,우울증 등으로 생긴 이명은 비교적 약으로 쉽게 해결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이명에 대해선 전기자극 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주 2회씩 4주간 외이에 미세전류를 흘러주면 귀와 뇌를 이어주는 신경의 과민성이 낮아져 이명이 완화된다. 환자의 이명을 덜어주는 소리나 음악을 찾아내 CD에 입력해 매일 듣게 하는 소리 · 음악치료를 동원하기도 한다.

우울증이나 불안증 같은 정신질환이 이명의 원인일 경우 상담 및 인지행동 치료,이완요법을 병행한다. 턱관절의 부정교합이나 인접 신경이나 근육의 이상으로 이명이 왔다면 악안면외과(치과)에서 약물 또는 재활훈련 치료를 실시한다. 이 같은 방법으로 이 클리닉에선 개원 이후 1469명의 이명 환자를 진료해왔다.

세계적으로 이명 치료율은 40~70% 수준으로 치료가 그리 쉽지 않고 국내에도 전문가가 별로 없다. 박문서 이비인후과 교수는 1983년부터 이명 연구에 매달려 60%를 웃도는 치료율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달 그가 개최한 세미나에 전국에서 300여명의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몰릴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