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부터 실시되는 고교선택제를 앞두고 서울지역 고교 간 생존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각 학교는 학생들로부터 선택받기 위해 천편일률적이던 교재와 수업방식을 버리고 저마다 독특한 특성화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자양고는 전통적인 명문 경기고와 가깝다는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최성락 자양고 교감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로 평가받는 아이들 중 난독증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국내 고교에서는 처음으로 난독증 진단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며 "학생 진로탐색을 돕기 위해 MBTI 진단을 도입하는 등 차별화할 수 있는 부분을 계속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과후학교를 차별화하는 경우도 많다. 송파구 문정동 문정고는 지난해 9월부터 방과 후 '대학생 과외'를 하고 있다.

매일 50여명의 학생이 20여명의 대학생에게 하루 2~3시간씩 국 · 영 · 수 등 교과목부터 실용음악 · 애니메이션 등 특기적성과목까지 수업을 받는다.

학생들에게는 일반 과외비의 8분의 1 수준인 월 4만~5만원만 받고 모자라는 강의료는 학교 예산으로 지원한다.

박완규 문정고 교무부장은 "학교 홈페이지에 시간당 1만원 선에 학생들을 가르칠 대학생을 구한다는 공고를 내 교사를 뽑았다"며 "교사 1명당 학생 2명의 소규모 수업인데도 가격이 저렴해 학생들의 호응이 좋다"고 전했다.

국제 교류를 장점으로 내세우는 학교도 있다. 양천구 목6동의 양정고는 교장 추천만 있으면 미국의 대학입학시험인 SAT를 치르지 않고 뉴욕주립대에 입학할 수 있는 협정을 최근 체결했다.

주변 지역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대상으로 한 홍보에도 학교들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상은/김효정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