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과 서민들은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한푼의 의료비라도 아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수술이 필요하거나 중증 혹은 난치병일 경우 대학병원이나 유명 전문병원을 찾지만 치료효과가 반드시 규모와 유명세,최신 시설과 장비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경제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병원 선택도 필요하다.

본지가 최근 두 달간 질환별로 유명 병원의 진료비를 조사한 결과 비슷한 치료 방법이라도 병원에 따라 차이가 컸다.

무릎인공관절수술(한쪽 무릎 수술에 입원료 검사료 포함) 비용은 최저 220만원에서 최고 400만원까지 차이가 났다. 불임치료의 기본이 되는 시험관아기 시술(1회) 비용은 최저 200만∼최고 350만원으로 나타났다. 허리디스크(척추추간판탈출증)의 경우 디스크를 간단히 제거하는 데도 수술비가 80만∼450만원으로 큰 격차가 났다. 이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비보험) 수술방법을 치료에 접목하고 비보험인 약값이나 검사료를 병원마다 임의로 부과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무릎 인공관절수술

여수백병원은 수술비,MRI(자기공명영상촬영)검사비,입원비를 포함한 치료비가 220만원으로 조사 대상 중 가장 저렴했다. 이어 인천나누리병원 240만원,부평힘찬병원 260만원,수원 이춘택병원 270만원,연세사랑병원 280만원,목동힘찬병원 300만원 등이었다. 이는 비급여인 MRI 비용(10만∼45만원)과 수술 전 혈액검사 초음파검사 등의 검사비가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입원비나 별도 특진료 등의 차이와 내비게이션이나 로봇수술 등 비보험 테크닉에 대한 추가 비용도 진료비 격차를 벌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릎인공관절 수술 비용은 고령에 중증일 경우 건강보험공단에서 80%를 지불해주므로 환자는 20%만 부담하면 된다. 건강보험에서 인정해주는 인공관절 재료 가격은 220만∼250만원,수술보험수가는 50만5680원으로 이에 대한 환자본인부담금의 비중은 54만∼60만원에 불과해 결국 전체 치료비의 차이는 인공관절 재료값이나 수술수가보다는 비보험 항목의 가격에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서울의 대학병원 중 2차 의료기관 3곳을 비교한 결과 건국대병원은 260만원,중앙대병원(흑석동)은 270만원(내비게이션시술은 300만원)이었고,서울시립보라매병원은 350만원 선으로 조금 비싼 편이었다. 이들 병원은 양 무릎을 수술할 경우 각각 360만원,600만원,600만원의 수술비를 받아 대개 한쪽을 수술받을 때보다 17∼31% 저렴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허리 디스크 수술

이 분야에서 유명세를 타면서 환자가 항시 만원인 우리들병원은 350만∼450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비보험인 레이저나 내시경 현미경 고주파 등을 동원해 가장 적게 째고 통증이나 출혈 없이 치료한다는 게 주된 이유다. 이어 서울 정릉동의 척병원은 280만(내시경)∼300만원(현미경),대학병원으로 메스 등으로 전통적인 수술을 하는 서울아산병원은 200만원,전통적 수술에 약간의 비보험 테크닉을 접목하는 영동세브란스병원은 200만∼250만원을 받고 있다. 이외 대부분의 척추 전문병원은 통상 250만∼300만원을 받았다. 인공척추디스크 삽입술은 목동힘찬병원이 600만원으로 가장 저렴했고 영동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각각 800만원,척병원은 800만∼900만원,우리들병원은 1000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이춘성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단순히 튀어나온 디스크를 제거하는 데 굳이 레이저나 내시경 고주파 등을 동원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인공디스크도 체내 디스크가 완전히 망가진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삽입해야 하며 통증이 재발할 경우 혈관과 신경을 건드릴 위험이 커 재수술이 거의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험관 아기 시술

국내 3대 유명 산부인과 전문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시험관 아기 1회 시술에 강남차병원은 200만∼250만원,미즈메디병원은 250만∼300만원,제일병원은 200만∼250만원을 받았다. 이는 난자를 강제 배란시키는 유도제,미성숙한 난자를 배양하는 성숙유도제 등의 약값이 비보험이어서 병원마다 이를 구입하는 가격이 다르고 이를 환자에게 전가하는 정도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초음파 정자.난자.혈액검사 등의 검사비도 격차를 보이는 데 따른 것이다. A산부인과 관계자는 "입원 기간(보통 10일 이내)과 환자의 생식기 상태에 따라 개인별로 치료비가 달라질 수 있으나 가장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주사제 약값과 검사비 차이"라고 설명했다.

정종호 기자/채상원 인턴(한국외대 3학년)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