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철강 곡물 등 원자재 시장의 호황이 향후 10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7일 원자재 시장이 지난 70년대 이후 30년만에 최대 호황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원자재조사 담당 제프리 커리 전무는 7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의 원자재 가격 급등은 지난 2001년부터 시작된 원자재 시장의 장기호황 초기 국면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원자재 가격의 급등을 '구 경제의 복수(Revenge of Old Economy)'라고 규정했다. 세계 경제가 지난 20년 동안 정보기술(IT) 등 첨단 업종 등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원자재와 에너지 등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해 구조적으로 공급부족 상황에 처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원유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생산에 필요한 시추기를 비롯 각종 공급설비는 1980년대 수준에 머물러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게 단적인 예라는 것이다. 실제로 OPEC(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들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60∼70년대 산유시설에 과잉 투자한 뒤 현재까지 추가 투자에 소홀히해 생산능력이 한계에 이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는 "일각에서 헤지펀드들이 원자재 가격의 지나친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국제유가에서 투기 세력에 의한 가격 변화 정도는 최대 7∼8%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내년 평균 유가가 국제 기준유종인 WTI(서부텍사스중질유) 기준으로 배럴당 46달러(현재 43∼44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생산자 한계 비용이 배럴당 35달러 수준이며,여기에 투기 프리미엄 2달러,재고 및 품질 프리미엄 9달러를 감안한 수치다. 커리 전무는 "원유뿐 아니라 곡물 철강 등 다른 원자재들도 장기 상승추세에 들어섰다"며 "달러 가치 하락이나 중국 경기 긴축은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란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