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군 대흥농산 화재사고로 인한 실종자들은 대부분 농사일을 하면서 부업으로 버섯재배 공장인 이곳에서 일하는 등 하나같이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 있는 것으로 밝혀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생사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이승자(47.여.청도 풍각면 덕양리)씨는 대학생 자녀2명을 뒷바라지 하기 위해 2년 전부터 대흥농산에서 근무해 왔다. 이씨는 남편 정용술(53)씨가 농사일을 하면서 서울과 대구에서 유학 중인 자녀들을 공부시키는데 힘에 붙이자 자신도 취업전선에 뛰어 들었다. 정씨는 "결혼한지 20년이 되도록 고생만 시켰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어처구니없다"며 "당국이 속히 생사 여부를 확인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실종자 조춘자(53.여.풍각면 현리)씨는 몸이 불편한 가운데서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공장에서 3년째 팽이버섯 생산에 종사해 왔다. 조씨는 오른쪽 다리에 신경통이 있고, 백내장으로 눈 수술을 했을 정도로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아들 정윤곤(30)씨는 "어머니가 한달에 100만원도 안되는 돈을 벌기 위해 직장에 다니며 틈틈이 농사일도 해 안쓰러웠다"면서 "이제 자식들이 봉양할만 한데 살아계신지 조차 알 수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고 울먹였다. 실종자 김이환(48.청도읍 고수리)씨의 동생 출환(45)씨는 "실종자 가족들이 대부분 인근에서 고된 농사일을 하며 아르바이트로 공장 일을 하는 등 힘든 형편"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청도=연합뉴스) 홍창진 기자 realis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