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미래 성장산업을 육성하려면 눈 앞에 새로 펼쳐지는 산업 트렌드에 제대로 대응하는 것도 필요하지만,그 다음에 닥칠 트렌드를 제대로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그래야 글로벌 산업 경쟁력을 갖춘 국가로 발전할 수 있지요." 스콧 로스(Scott Ross) 미국 디지털도메인 회장은 자신의 고향 캘리포니아에서의 '파도타기(surfing)' 경험을 토대로 "시시각각 새롭게 닥치는 파도(산업 트렌드)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 파도타기(성장동력 확보)를 제대로 할 수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디지털도메인은 로스 회장과 유명 영화감독 제임스 카메론 등이 지난 92년 함께 설립한 시각효과 전문회사로 영화 '타이타닉' '반지의 제왕' 등의 컴퓨터그래픽 작업을 맡았다. ILM ,픽사(PIXAR) 등과 함께 컴퓨터그래픽 및 특수효과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업으로 꼽힌다. 산업자원부가 주최한 '차세대 성장산업 국제회의' 참석차 방한한 그는 24일 기자회견에서 "과거 3년간 미국의 수출 1위 품목은 제조업이 아니라 영화와 TV프로그램,컴퓨터게임 등 콘텐츠"라며 "한국도 차세대 성장동력인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 서둘러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스 회장은 "한국은 지금 산업의 중심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옮겨가는 과정에 있다"며 "보다 중요한 것은 서비스업 다음에 올 콘텐츠 중심의 지식기반 경제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눈 앞이 아니라 그 다음에 닥칠 산업의 변화를 제대로 읽어 도약할 수 있다면 한국은 5년 안에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스 회장은 "한국은 정보기술(IT) 산업의 기반이 탄탄하기 때문에 앞으로 디지털 기술과 영상기술을 접목하게 되면 성장 여지가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콘텐츠산업을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지식재산권을 확실하게 보호하기 위한 법과 제도적인 보완 및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최근 국내 소프트웨어 해외 마케팅사인 KSM과 합작,'D2K'를 설립하기도 한 로스 회장은 인터뷰 내내 국내 IT기업과의 조인트 벤처(합작 투자)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