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비즈니스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며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먼저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공감할 수 있는 테마를 생각해야만 한다." '포켓몬스터'를 세계적인 캐릭터로 키워낸 일본 쇼카쿠간(小學館)의 구보 마사카즈 캐릭터사업센터장은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캐릭터 비즈니스의 세계화 전략' 주제의 세미나에서 테마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대표적인 테마로 '부모와 자식의 관계'와 '주인과 애완동물의 관계'를 꼽았으며 '스타워즈' '인디아나 존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의 영화가 전자에 해당한다면 포켓몬스터는 후자에 착안해 대성공을 거둔 경우라고 설명했다. 구보 소장은 "일본 캐릭터 산업의 원동력은 만화"라고 전제한 뒤 "일본의 출판만화시장에서는 40년 이상 치열한 경쟁이 지속되고 있으며 독자의 인기투표 결과를 토대로 작품의 연재 여부가 결정된다"고 소개했다. 그는 "일본에서 방영되고 있는 애니메이션 프로그램 가운데 60%,시청률 상위 15개 가운데 13개 프로그램의 원작이 만화"라면서 "장기간 연재된 만화를 원작으로 삼으면 예산과 제작기간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스폰서도 훨씬 구하기 쉽다"고 강조했다. 쇼카쿠간은 잡지에 연재되는 모든 대표 캐릭터를 TV 애니메이션으로 방송하고 있으며 해마다 같은 시기에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상영하고 있다. 이어 함께 참석한 BDJ법률회계사무소의 모리타 다카히데 변호사는 "영화 '쉬리''공동경비구역JSA''엽기적인 그녀'에서 보듯이 한국의 콘텐츠는 세계 정상급 수준"이라고 밝히고 "한국 캐릭터가 일본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일본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이해와 성공 패턴 실천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관계 회사들의 협력을 중요시하며 리스크와 이익을 함께 나누는 것이 관행이므로 미국 디즈니처럼 압도적인 브랜드 파워를 갖지 않은 한 일본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모리타 변호사는 "일본에서 캐릭터 비즈니스를 성공시키려면 TV에 자주 노출시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방송국이나 광고회사와 손을 잡고 캐릭터의 인지도를 높인 뒤 장난감이나 비디오 등으로 자금을 회수하는 단계적 계획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이날 코엑스 대서양관에서 막을 올린 서울캐릭터페어는 1백여 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20일까지 열린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