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빌 상품개발팀의 김준성 팀장(32)이 하는 일 중 하나는 '외식하는 것'이다. 어떤 때는 1주일에 서너번 이상 맛집을 탐방한다. 김 팀장은 이른바 '푸드 플래너(Food Planner)'다. 스카이락 빕스 델쿠치나 등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의 신제품(메뉴)을 개발하는 게 주 임무다. 맛집을 찾을 때마다 그는 시시각각 바뀌는 변덕스런 고객의 입맛을 파악하는 데 세세한 신경을 쓴다. 고객 입맛 파악이 끝나면 어떤 방식으로 메뉴를 가공할지 결정한다. 기획한 음식을 메뉴로 만들었다고 해서 일이 끝나진 않는다. 고객의 반응과 요구를 모아 메뉴의 업그레이드를 계속해야 한다. 이렇게 김 팀장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메뉴는 한 달에 10여개.1년에 최소한 1백여가지 이상의 새 메뉴를 만들어야 하니 벅찬 일이 아닐 수 없다. 10여명의 팀원들과 일하고 있는 김 팀장은 잡지나 인터넷을 통해 종종 아이디어를 찾는다. CJ푸드빌의 단골 고객들과도 정기적으로 e메일을 주고받으며 아이디어를 구한다. 고객과의 교류를 중시하는 김 팀장은 최근 '고객 메뉴 제안제'를 만들기도 했다. 식품공학을 전공한 김 팀장은 CJ 연구직으로 지난 95년 입사했으며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고자 CJ푸드빌로 진로를 바꿨다. 지난 4년 동안 스카이락 창동점 김포점 점장 등을 거친 후 99년부터 상품개발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푸드 플래너가 되기 위해서는 '음식'에 대한 애정이 필수"라며 "고객 취향을 잘 파악할 수 있으려면 레스토랑 등에서 일한 경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