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서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도입 당시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이끌었던 김재정(金在正) 전 회장(63)이 당선됐다. 의사협회는 회원들의 우편 투표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김 후보가 전체 유효표의 38.5%인 5천378표를 획득, 차기 회장으로 당선됐다고 15일 밝혔다. 김 전 회장과 경합을 벌였던 신상진 현 회장은 2천851표(20.4%)를 얻는데 그쳤다. 이번 선거에는 투표권을 가진 재적 회원 3만2천764명 중 1만4천353명이 참여, 투표율이 43.8%에 불과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00년 4월 제31대 의협회장에 당선된 뒤 의약분업 도입을 전후해 의료계 집단 휴폐업을 주도했으나, 의약분업이 시행되면서 건강보험 재정이 급격히 악화돼 의협으로 부정적 여론이 쏠리자 2001년 6월 자진사퇴했다. 김 전 회장은 선거공약으로 "의사에 대한 부당 처우에 맞서기 위해 모든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투쟁조직을 재건하겠다"고 공언해, 의협의 새 집행부가출범하면 의.정간 마찰이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신상진 현 회장이 큰 표차로 낙선한 것은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바라는 회원들의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새 집행부는 지금보다 강경한 자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고려대 의대 출신으로 중앙대학교 의대 조교수와 고려대 의대 외래교수 등을 거쳐 서울 서초구 의사회 회장, 대한정형외과학회 감사 및 이사, 서울특별시의사회 회장 등을 지냈다. (서울=연합뉴스) 주종국기자 sat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