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소년들이 유골로 발견된지 9일로 2주째를 맞고 있지만 경찰은 소년들의 사인과 관련, 뚜렷한 단서를 확보하지못해 수사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유골 발굴때 부터 현장을 훼손해 사인을 밝혀줄 결정적인 단서를 놓쳤다는비판을 받고 있는 경찰은 제보에만 의존한 채 이달말께 발표될 법의학팀의 감정 결과에 따라 본격적인 수사 여부를 결정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 의지를 의심케하고 있다. ▲91년 부실수사 반복되나 = 경찰은 지난 91년 소년들이 실종됐을 때 단순가출이나 실종에 수사의 초점을 맞췄으며 유괴나 타살 등 범죄 관련성 여부에 대해서는그 가능성을 배제했다. 이에따라 대구경찰청 유광희 청장이 "타살 부분에 대한 수사기록이 전혀 없어수사 진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자인할 정도로 현재 경찰은 11년여전의 부실한수사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또한 유골발견 현장 훼손과 관련, 초동 출동한 경찰관들은 "현장 확인을 위해삽으로 땅을 파야 하지 않느냐"고 항변하지만 "수사와 감식 분야에 대한 지식이 조금만 있어도 현장을 그렇게까지 훼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경찰 내부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더욱이 유골발견 하루만에 경찰이 기상상태 등 충분하지 못한 근거를 내세워 `사고사(저체온사)'로 예단을 했다가 유족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원점에서 재수사를 하기로 한 것은 경찰에 대한 신뢰감을 떨어뜨린 주요인이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수사 허점 = 유골발견 하루 전날인 지난달 25일에 공교롭게도 모일간지 편집국에 제보를 한 정모(40.주거부정)씨에 대한 수사가 허점 투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있다. 경찰은 정씨가 서울에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횡설수설을 해 `추측제보'를 한정신이상자로 판명받아 대구로 이송, 재조사를 했으나 와룡산 위치를 모르는 등 개구리소년 사건과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하고 귀가시켰다. 하지만 경찰은 11년6개월간 찾지 못한 개구리소년들을 정씨가 어떻게 `와룡산의무덤 같은 흔적을 파 보면 5명의 유골이 있다'고 정확하게 제보했는지와 정씨의 과거 행적 등에 대해 수사가 더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유골 발견 현장에서 나온 탄두와 탄피에 대한 수사도 체계적으로 이뤄지지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시 유골 발견 현장 부근에 간이사격장이 있었는지, 미군의 사격장 이용 여부등 총기사고 관련성에 대해 군에서 통보하는 내용만을 수사 자료로 삼을 것이 아니라 군과 공동으로 조사단을 구성,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수사 진행 상황 및 전망 = 경찰은 소년들의 사인이 사고사냐 타살이냐 여부는법의학팀의 최종 감정결과가 나와야 어느정도 규명이 가능하다고 보고 제보사항을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까지 70건의 신고 및 제보사항을 접수해 52건을 종결하고 18건에 대해서는 계속 확인중이다. 특히 `와룡산에 도롱뇽(알)을 팔러 갔다', `발굴지점 인근에서 낚시꾼 6-7명을봤다', 등 다소 신빙성이 있는 제보의 사실 여부를 중점 수사하는 한편 불미골, 세방골 등 현장부근 마을 거주자에 대한 탐문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또한 와룡산 일대에서 조호연(당시 12)군의 외투 등 발견되지 않은 유품과 유골을 찾기 위해 대대적인 수색을 벌이고 있다. 한편 법의학팀은 유골 100여점에 대해 정밀감식 작업을 벌여 외력이 가해졌는지 여부를 가리고 있으며 다음주초에 나오는 곤충학검사와 토양검사 결과가 사인을밝혀줄 단서가 되지 않을까 기대를 걸고 있다. moonsk@yonhapnews.co.kr yongmin@yonhapnews.co.kr (대구=연합뉴스) 문성규.김용민.이강일기자 leeki@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