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과 1일 제15호 태풍 `루사'가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80여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등 태풍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강릉 등 영동지방과 전남.북, 경북, 제주지방 등은 집중호우와 강풍으로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도로 유실로 인한 교통이 두절되고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엄청난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인명피해 중앙재해대책본부는 1일 오전 6시 전국의 태풍 피해상황을 집계한 결과 13명이숨지고 11명이 실종됐다고 밝혔으나 연합뉴스 전국 취재망이 확인한 인명 피해는 사망.실종이 8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는데 따라서 피해상황이 최종집계될 경우 인명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일 오전 4시께 전북 무주군 무풍면 금평리 마덕마을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언덕 밑에 있던 새하늘교회 관사를 덮쳐 목사 가족 등 4명이 토사에 매몰됐다. 31일 오후 9시 30분께 경남 함양군 마천면 덕천리 내마마을에서 산사태가 발생,주민 노성곤(31)씨가 숨지고 김순덕(60.여)씨 등 3명이 매몰됐으며 이에 앞서 오후7시께는 마천면 가흥리 당흥마을에서도 산사태가 발생, 신현주(68)씨가 숨지고 부인이정순(59)씨가 실종됐다. 또 이날 오후 6시께 경북 김천시 황금동 주택가 야산에서 토사가 무너지면서 주택 2채를 덮쳐 김영수(58), 김해수(27)씨 등 3명이 숨지고 김국향(61)씨 등 3명이매몰됐다. 오후 4시 30분께는 경북 김천시 지례면 신평리 신평마을 뒷산에서 산사태가 발생, 주택 4채를 덮쳐 장종호(50)씨가 매몰, 실종됐으며 김천시 대덕면 조령리에서논물을 보러가던 김한곤(61)씨가 실종됐다. 31일 오후 5시께 전남 담양군 대전면 태봉리 진복나(63)씨와 여수시 상암동 금강고려석고보드 구준희(41)과장 등 2명이 무너진 담벼락 벽돌더미에 깔려 숨졌다. 비슷한 시각 전남 구례군 간전면 삼산리 ㈜영성잔디 사장 최영대(67)씨가 잔디밭을 둘러보다 갑자기 불어난 효곡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는 등 전남지역에서만 8명이 실종됐다. 특히 31일 오전 9시께는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에서 삽당령 구간 35번국도에서산사태가 발생, 차량 10여대가 매몰돼 1명이 숨지고 10명 이상이 차량과 함께 매몰돼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 ▲침수피해 이번 태풍은 강릉 등 영동지방에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 각종 침수피해를 유발했다. 강릉시내 대부분이 침수된데 이어 하천 범람으로 밤사이 동해와 삼척 속초 고성양양지역도 시내 곳곳이 침수돼 주민들이 급류를 헤치며 긴급 대피하느라 애를 먹었고 전화 등 각종 통신이 불통된데다 교통마저 두절됐다. 동해지역의 경우 시외곽의 진천이 폭우로 범람하며 시가지로 흘러들어 주택 등이 침수됐으며 삼척지역도 시내를 가로지르는 오십천이 범람해 시내 곳곳이 물에 잠겼다. 또 속초와 고성, 양양지역도 계곡물이 넘치고 하수가 역류하는 등 시내 곳곳이물에 잠긴데다 유.무선 통신수단이 끊겨 피해신고는 물론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동해고속도로 차량운행이 이틀째 전면중단된 가운데 영동고속도로 횡계IC∼강 릉IC구간 상.하행선도 모두 산사태와 토사가 유입돼 차량운행이 통제되고 있다. ▲교통통제 31일 오후 6시께 경북 김천시 모암동 경부고속도로 김천IC 인근을 흐르는 감천이 범람하고 충북 영동의 송현1교와 송현2교가 침수돼 경부고속도로 김천∼비룡 구간의 상하행선 통행이 8시간 가량 통제됐다. 이날 오후 6시께는 경북 고령군 부근 88고속도로에서 도로가 유실돼 1일 오전 8시현재까지 양방향 차량운행이 통제되고 있다. 또 31일 오후 7시 30분께 경북 상주시 지천동에서 상주역까지 경부선 철로 3㎞구간이 침수됐고 영동선 포항 유강건널목 500여m도 유실됐다. ▲강풍피해 순간 최고초속 56.7m의 풍속을 기록한 이번 태풍으로 제주도 서귀포시 월드컵경기장 지붕막 2칸이 파손돼 7억여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또 개막 한달여를 남겨놓은 부산아시안게임 하키경기장도 강풍으로 관람석 지붕의 함석패널이 떨어져 나갔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새롭게 단장한 부산 공항로 등에선 가로수 1천400여그루가강풍에 견디지 못하고 뿌리째 뽑혔고 전국에서 도심 간판이 떨어져 행인 수십여명이크고 작은 부상을 입기도 했다. ▲농경지 피해 전남 고흥 등 6개 시군에서는 농경지 3천421㏊가 침수됐으며 전남 광주와 여수등의 농경지 1만여㏊에서 벼가 쓰러졌다. 전남 곡성군 삼기면 원등리 농협창고에 보관중인 벼 7천여가마와 함평군 월야면미곡종합처리장에 쌓아둔 양곡 수백가마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부산지역도 강서구 일대 농경지 260㏊에서 벼가 쓰러지거나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낙동강 홍수우려 계속된 비로 안동.임하댐 등 낙동강 상류댐에서 초당 1천240t을 방류하고 낙동강 지류 하천수 유입이 늘어나면서 삼량진과 진동, 구포지점 등 낙동강 하류 수위가 급격히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낙동강 하류 진동지점은 1일 오전 7시 30분 홍수경보가 내려진 상태로 오전 10시 현재 10.12m의 수위로 위험수위에 육박하고 있으며 삼량진과 구포 지점도 오전 10시 현재 8.1m와 4.17m를 기록, 경계수위를 넘어서 홍수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낙동강 홍수통제소는 1일 오후까지는 상류댐 방류와 지천수 유입이 늘어 하류수위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기승.김상현.임보연.정학구.이덕기.남현호 기자 leek@yna.co.kr joseph@yna.co.kr limbo@yna.co.kr b940512@yna.co.kr duck@yonhapnews.net (부산=연합뉴스)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