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주5일근무제 시험실시가 처음 시행된 27일 청와대, 총리실, 각 중앙행정부처 등은 비상업무 담당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직원이 휴무에 들어가 평소 휴일처럼 조용한 분위기였다. 정부 각부처가 민원상황실을 설치.운영하는 등 국민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나름대로 마련해 놓았기 때문에 휴무에 따른 혼란은 없었다. 또한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이날부터 공무원들의 토요휴무가 시작된다는 사실이널리 알려졌기 때문인지 관가를 찾는 민원인들도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청와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관저에서 휴식을 취했다. 김 대통령은 건강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당분간 토요일 일정은 잡지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비서실은 각 수석실별로 민원관련 직원 등 필수요원을 제외하고는 모두휴무했으며, 평소 매일 오전 8시에 열리던 수석비서관 회의도 갖지 않았다. 박지원(朴智元) 비서실장은 아침 일찍 북한산 등산을 마친 뒤 오전 10시께 집무실로 출근, 국정 전반의 상황을 점검했으며, 박선숙(朴仙淑) 공보수석 등 일부 수석들도 오전 한때 청와대에 들러 상황을 체크하기도 했다. ◇총리실 등 정부중앙청사 토요휴무 적용대상인 총리실, 외교부 등 각 부처는 대부분 예정대로 휴무에 들어갔다. 다만 외교통상부 등 일부 부처 관계자들은 탈북자들의 주중 외국 대사관 진입사건 등 예기치 않은 사태가 발생하는 바람에 뒤늦게 출근, 사실상 정상업무에 착수하기도 했다. 정부중앙청사는 `사실상 휴일 근무'체제에 돌입, 출입문과 경비인력도 절반이하로 줄이고 평소 휴일처럼 출입자들을 통제했다. 이한동(李漢東) 총리는 이날 다른 공무원들과 마찬가지로 휴무에 들어갔다. 이총리는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휴식을 취하며 탈북자문제, 각 부처 토요휴무실시 실태등에 대해 보고를 받아 `반근 반휴' 상태를 유지했다는 후문이다. 주5일 근무제 주관부서인 행정자치부도 이날 각 과별로 업무연락을 위한 비상인력 1명씩 외에는 모든 직원이 휴무했다. 이근식(李根植) 행자부 장관은 오전 청사로 출근하지는 않았으나 서울 송파세무서, 서울 관악경찰서, 관악소방서 등 시험실시에서 제외돼 정상근무를 하고 있는 곳을 방문, 근무자들을 위로하고 오후 휴무에 들어갔다. 외교부는 당초 여권과만 정상적으로 운영할 예정이었으나 주중 독일대사관에 이어 주중 미국대사관에도 탈북자 2명이 진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휴무에 돌입했던김항경(金恒經)차관, 추규호(秋圭昊) 아.태국장등 관계 공무원들이 급히 출근했다. 외교부 관계자들은 주중대사관을 통해 탈북자 처리를 위한 중국측과의 협상내용등을 보고받는 한편 탈북자들이 경유할 것으로 알려진 필리핀의 우리 대사관에도 필리핀 당국과 협조체제를 구축토록 지시하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 과천청사 과천 정부종합청사 1동 재정경제부 청사는 임시로 마련된 종합상황실을 제외한모든 실.국 직원들이 출근을 하지 않았다. 각 부서의 전화를 자동연결시켜 놓은 상황실에는 김일수 관세협력과장을 실장으로 각 실국별로 사무관 1명씩 모두 10명의 직원들만 출근해 비상상황에 대비했다. 건설교통부는 대부분 부서가 휴무했으나 중국여객기 추락사고 대책본부는 이날도 25명의 직원이 24시간 맞교대로 근무했으며, 임인택(林寅澤) 장관과 추병직(秋秉直) 차관이 아침 일찍 출근해 사고대책 등을 점검하기도 했다. 민원실에는 각 실.국에서 2명씩 차출된 직원들이 민원전화 등을 받았다. 산업자원부도 대부분 직원이 출근하지 않아 일요일보다 한산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수출 관련 부서를 비롯해 현안이 있는 4∼5개 부서에는 일부 직원이 자유로운 복장으로 평소보다 늦게 출근해 근무에 임했다. 환경부는 당직근무자 1명을 제외하고 김명자(金明子) 장관과 이만의(李萬儀) 차관을 비롯한 전 직원이 휴무했다. 채영복(蔡永福)장관이 해외출장중인 과학기술부는 유희열(柳熙烈) 차관을 비롯한 실.국장급 간부들이 모두 휴무한 가운데 원자력방재과와 과학기술인력과 직원이각각 1명씩 출근해 잔무를 처리했다. 정보통신부도 해외출장중인 양승택(梁承澤) 장관을 비롯해 간부들이 휴무한 가운데 공보실을 비롯해 과별로 1명씩 총 30여명이 출근, 민원업무를 맡았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여운창기자 b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