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보인 `대학신문'(주간 배영수)이 지난 52년 개간이래 처음으로 1일 만우절을 맞아 가상기사로 구성된 만우절판을 발행, 진위 여부를 묻는 확인전화가 신문사에 쇄도하는 소동을 빚었다. 대학신문은 이날 신문 12면에 '서울대 민영화, LG가 인수하기로'라는 충격적인 톱기사를 비롯, '2004년 2학기부터 고시반 신설' '교내에 지하철역 생긴다' '버들골이용료 받고 개방' '오늘 학생회관 식당 무료' 등 5개의 가상기사를 실었다. 특히 톱기사인 '서울대 민영화' 기사는 이기준 총장이 사외이사로 있던 LG가 서울대를 극비리에 인수키로 함에 따라 등록금이 2배로 인상되고 대대적 직원 감봉이 실시되는 한편 경영대와 공대, 의대 등이 집중육성될 전망이며 이 과정에서 다른 후보기업이었던 SK가 선정 과정상의 의혹을 제기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고시반 신설 기사에는 대학의 고시학원화 문제가, 교내 지하철역 개통 기사에는 최근 발전노조의 학내 점거농성으로 불거졌던 외부단체의 교내 점거시위에 따른 대학 분위기 훼손 문제가 역설적으로 풍자돼 있다. 대학신문측은 가상기사들로 구성된 12면이 맨 앞으로 오도록 접어 신문을 배포, 1면이라는 착각을 주도록 하는 대신, 1면에 `오늘은 만우절입니다. 바람직한 서울대의 모습을 독자 여러분과 고민해보고 싶습니다'라는 알림 글을 실었다. 대학신문 김난도(소비자아동학부 교수) 부주간은 "학부제 이후 삭막해진 학교분위기에서 여유나 유연성을 찾는 한편 학내의 뜨거운 이슈들을 반어적으로 표현, 주위를 환기하고 함께 고민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한 달여간의 격론 끝에 파격을 시도키로 한 것"이라며 "장난 차원에서 즉흥적으로 한 일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날 대학신문사에는 사실로 착각,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문의전화가 빗발치는 한편 인터넷 게시판에도 이같은 대학신문의 시도에 대한 찬반글이 이어졌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