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기 좋은 직장이란 경영진과 직원들간 숨기는 것이 없고 직원들 각자가 대접받고 있다고 느끼는 직장이지요" 포천지가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선정한 미국 애질런트 테크놀로지스의 네드 반홀트 회장은 '일하기 좋은 직장'의 개념을 이같이 요약했다. 그는 자회사인 한국애질런트를 둘러보기 위해 지난 28일 내한했다. 반홀트 회장은 이번의 방한 목적에 대해 "한국애질런트 직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국내 휴대폰 계측기(품질검사장비)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한국애질런트는 지난해 국내 휴대폰메이커들이 설비투자를 축소한 탓으로 매출이 30% 줄었다. 애질런트의 각국법인중 매출 순위도 3위에서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반홀트 회장은 "CEO는 회사 문화를 좌우한다"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직원들과 회사의 비전에 대해 끊임없이 대화해야 하며 특히 감원같이 민감한 사안을 결정할 때는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를 직원들에게 충분히 납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미국 본사에서는 정기적으로 전 임직원과 티 타임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홀트 회장은 "직원들은 잠재 고객"이라면서 "우리는 감원 대상자들이 좋은 느낌을 갖고 회사를 나가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경영 여건이 회복되면 우선 영입하겠다는 전제아래 감원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콜로라도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감원을 실시했는데 4백여명이 편지를 보내 그동안 일해서 좋았고 언젠가는 다시 돌아와 일하고 싶다는 뜻을 알려왔다"며 고마워했다. 포천은 지난해 '일하기 좋은 직장' 1백개 기업을 선정하면서 이중 애질런트를 31위에 랭크시켰다. 지난 99년 휴렛팩커드에서 계측기기와 전자부품사업이 분사해 탄생한 애질런트는 휴대폰과 반도체용 계측기,단말기 부품,화학 및 제약 분석기를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해 전세계에서 84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 3억달러는 한국에서 벌어갔다. 전세계 휴대폰의 80%가 애질런트가 만든 계측기를 통해 품질검사를 받고 있으며 88년 서울올림픽 때 벤 존슨을 약물섭취로 실격시킨 것도 애질런트의 약물 분석기였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