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세계박람회는 역대 어느 박람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번 박람회 개최를 위해 출사표를 던진 국가가 우리나라를 포함,6개국이다. 상대도 만만찮다. 최근 놀라운 경제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의 상하이를 비롯해 오랜 박람회 역사를 갖고 있는 모스크바,유럽연합이 든든히 밀고 있는 폴란드 등은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물론 우리나라는 세계박람회 개최의사를 가장 빨리 밝혔다는 점에 강점이 있다. 지난 96년부터 회원국가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유치활동을 펴왔기때문에 세계적인 인지도가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개최국가가 결정되기까지는 9개월의 기간이 남아있는데다 최근 상하이에서 중국 국민들이 보여준 세계박람회에 대한 높은 관심은 우리나라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6대1의 높은 경쟁률=이번 세계박람회 유치를 신청한 국가는 아시아에서 한국과 중국,유럽에서 폴란드와 러시아,미주에서 아르헨티나와 멕시코 등 6개국이다. 우리나라와 중국이 2000년 5월 신청한데 이어 나머지 4개 국가들도 잇달아 경쟁 대열에 가세했다. 미주국가들은 주로 순환 개최의 필요성을 내세운 유치전략을 펼치고 있다. 1935년 첫 개최지인 벨기에 브뤼셀을 시작으로 최근 2000년 독일 하노버,2005년 일본의 아이치까지 남미 국가가 박람회를 유치한 사례는 없었다. 아르헨티나와 멕시코는 이점을 물고 늘어지고 있다. 거기에 2010년이 프랑스의 식민지로부터 독립한 지 2백년이 되는 상징적인 해라는 점도 행사유치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의 경우 경제적으로 "디폴트" 상황에 빠져 행사유치가 힘들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멕시코도 경제적인 안정성이 떨어지는데다 민간 중심으로 유치 활동을 추진하고 있어 가능성이 다소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와 폴란드 등 유럽국가는 이번 박람회 유치를 국가경제에 활력을 찾는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러나 두 나라 모두 세계적인 행사 유치를 위해 전력투구하기에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많다. 가장 큰 경쟁상대는 중국=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 이시원 사무관은 "경제적 어려움 및 대규모 행사에 대한 경험 부족 등으로 러시아 폴란드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은 우리나라에 비해 객관적으로 밀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중국은 국민적 호응도 높은데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어려운 경쟁상대"라며 "사실상 세계박람회 유치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2파전으로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오이겐 매겔레 세계박람회기구 실사단장이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잣대중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부각되고 있는 관람객 수에서 우선 그렇다. 최근 중국이 경제적으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데다 개최지인 상하이의 경우 국제 도시로 인지도도 높아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 차원의 박람회 유치 활동도 공격적이다. 장쩌민 국가주석은 지난 3월11일 BIE실사단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중국인민들은 가장 성공적이고 가장 아름다우며 가장 잊을수 없는 엑스포를 개최할 능력을 갖췄다고 믿는다"며 중국 개최 의지를 강력히 전달했다. 이에 대해 실사단도 실사를 마친후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중앙정부,상하이 지방정부 그리고 일반 민중 재계 문화계 언론계 인사 등 모두가 상하이엑스포 유치에 대한 희망과 열정으로 충만된 것을 확인했다"며 중국의 열기를 인정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