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설한지 20년 이상된 노후관에서 납, 인산염,황화물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상당량 검출됐을 뿐 아니라 토양이 유입된 흔적도발견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재료연구부 김현태 박사는 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상수도 기술세미나에서 `노후 상수도관의 관 부식 양태'라는 논문을 통해 노후관부식상태의 심각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김 박사는 전철 지역과 100m 이상 떨어진 서울의 주택가 이면도로 2곳에서 20년 이상 사용한 상수도용 아연도강관, 회주철관, 관이음쇠, 동밸브 등 18가지 시료를 채취해 X선 형광분석, 주사전자현미경(SEM) 및 EDS분석 등의 방법으로 관 내부의 부식된 부분인 스케일(scale)의 오염상태를 분석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시료 가운데 동밸브에서 670ppm의 고농도로 납성분이 검출되는 것을 비롯해 전 시료에서 먹는물 수질기준 0.05ppm을 훨씬 넘어서는 고농도의 납성분이 스케일에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회주철관의 경우에는 스케일의 내부 표면이 매우 거칠었을 뿐만 아니라 EDS 분석결과 아연도강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인산염 성분을 비롯해 황화물 성분이 존재 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또한 대부분의 수도관에서 능철광, 적철광, 갈철광, 자철광 등 각종 철 산화물이 존재했으며, 토양에서 모래 성분인 산화규소가 대부분의 시료에서 검출됨에 따라수도관내에 상당량의 토양이 유입된 흔적이 발견됐다. 김 박사는 "회주철관의 경우 스케일이 불규칙한 형상을 띠고 있었고 상당한 깊이로 부식이 진행되고 있었다"며 "아연도강관도 관 내부에 남아 있는 아연 도막은상실된 상태였으며, 부식 생성물에 일부 아연 산화물로 존재하고 있었다"고 수도관부식상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관 부식물질이 수돗물에 녹아 흐르는 것은 아니므로 부식물질 오염상태 자체를 수질오염과 동일시해서는 안된다"며 "현재 서울시내총 1만5천256㎞에 달하는 상수도관 가운데 1만2천517㎞를 스테인리스 강관으로 교체했고 나머지 2천739㎞는 오는 2005년까지 교체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이날 세미나에서 `서울시에서 사용하는 배관자재의 현황과 개선방안' 발표에서는 스테인리스 강관의 경우 수압 혹은 공기압 시험에서 유지시간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고 현재 규정에 없는 확관시험, 굽힘시험, 내압시험 등도 KS 규정에 포함시키는 등의 보완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서울=연합뉴스) 김영섭 기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