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으로 인해 피부가 타고 손상을 입는 정도는 선천적인 피부형에 따라 좌우되지만 직업이나 자외선 노출정도 등 후천적인 영향으로 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윤재일 교수는 지난 98년부터 3년간 전국 20~50대 남녀 총 1천2백96명을 대상으로 한국인 고유의 광(光)피부형 분포를 연구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윤 교수는 이번 조사를 위해 자외선 반응에 대한 직접 면담과 설문조사를 거쳐 광피부형을 정한 다음 성별 연령별 직업별로 나눠 자외선 노출 강도, 고유의 피부색, 자외선 조사 후의 피부 홍반(紅斑)량과 멜라닌 색소 침착 정도를 측정했다. 조사 결과 흑인에 해당하는 6형은 없었으며 3형(적당히 탄다)이 48.8%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4형(약간 탄다)이 22.2%, 5형(잘 안탄다)이 17.8%로 뒤를 이었다. 자외선에 예민한 군에 속하는 1형(언제나 심하게 탄다)은 2.4%, 2형(자주 심하게 탄다)은 8.8%를 차지했다. 성별로는 여성의 경우 자외선에 예민한 1형(3.6%)이 남성(1.2%)보다 3배나 많은 반면 남성에서는 4형(25.6%)이 여자(18.8%)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 여성이 피부가 햇빛에 훨씬 과민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별로는 1형의 경우 20대가 4.0%(13명) 인데 반해 50대에는 1.0%(3명)로 20대가 4배 이상 많았다. 조사 결과 나이를 먹으면서 자외선에 계속 노출되면 자외선으로 화상을 입는 현상은 약해지나 색소 침착은 더 잘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외선에 예민한 1~2형은 실내 근무자가 13.2%, 실외 노동자가 2.9%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윤 교수는 "과다한 자외선에 피부가 노출되면 일광화상 기미 주근깨와 함께 피부 깊숙한 진피층에서 탄력성을 유지시켜 주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파괴됨에 따라 잔주름 등 피부노화를 유발되며 심할 경우 피부암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02)760-3274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