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여자대학 이창구(65) 학장은 올해 상복이 터졌다. 이 학장은 지난 4월 한국수학회가 수학교육 및 연구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주는 2001년 대한수학회상 교육상을 받은데 이어 5월15일 스승의 날에는 홍조근정훈장을 수여했다. 대한수학회 교육상이 수학자로서 그의 업적을 평가한 것이라면 홍조근정훈장은 교육행정가로서의 능력을 인정한 것. "내가 상을 받는 것보다 우리 전문대학이 사회와 기업으로부터 칭찬과 사랑이라는 큰 상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직도 맡고 있는 이 학장은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전문대학에 대한 사회 인식이 많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고학력자들의 취업난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대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80%에 육박, 전문대에 대한 시각이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도 4년제 대학과의 차별이 은연중에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이 학장은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고 전문대학의 경쟁력을 키우는 유일한 길은 "일반인"이 아닌 "완성된 전문인"을 길러내는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한양여대를 전문인의 산실로 육성해 나가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 학장은 이 학교를 전산정보 디자인 섬유패션 유아교육 식품영양 등의 분야에서 특성화한다는 장기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미 지난 97년 세계 최초로 컴퓨터니트과를 개설, 의류업계가 필요로 하는 양질의 니트디자이너를 배출하고 있다. 컴퓨터니트과는 국내 대학에서 유일하게 무봉재 니트기계와 대당 1억원이 넘는 30여대 컴퓨터 등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대학은 또 지난해 "디자인정보센터"를 설립해 컴퓨터 디자인분야의 전문인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 센터는 디자인계열 복합 공인교육센터로 애플 등 세계 유수의 소프트웨어회사들과 협약을 맺고 국제공인 자격증 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현재는 호주 치즘국립대 유학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1년 과정을 개설해 운영중이다. 도자기 원료에서부터 성형 장식 유약조합 및 소성에 이르는 모든 교육과정이 한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도자기공예과도 한양여대의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이 학교는 창업보육센터를 통해 벤처기업 양육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학장은 "현재 정보통신부 중소기업청 등이 지원하는 17개 벤처가 우리 학교 창업보육센터에서 자라고 있다"며 "성동구청 한양대 등과 함께 성동구를 소프트웨어개발단지인 성동밸리로 구축하려는 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학장은 전문대협의회장으로 정부측에 바라는 요구사항도 잊지 않았다. 양질의 전문 직업인 양성을 위해 전문대 일부 학과의 3년제 전환 등 지금까지 요구한 내용중 일부가 해결됐다고 평가한 그는 "전문대가 훌륭한 교수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전문대와 4년제 대학교수간 호봉 차별을 없애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대 수학과 출신인 이 학장은 한양대 교무처장 등을 역임한 후 지난 95년부터 한양여대 학장으로 일해 오고 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