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열풍은 정·재계 인사와 연예인 등 유명인들에게까지 미치고 있다.

특히 무쇠같은 건강과 자신감으로 불황을 이겨내야 하는 기업인들 사이에서 마라톤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마라톤을 즐기는 재계 인사로서는 럭키생명 구자준 사장이 유명하다.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매달 1∼2개 대회에 참가해 하프코스를 뛴다.

기록은 1시간55분 정도.

지난 1월에는 회사내에 동호회가 생기는 등 사내 마라톤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오는 10월께는 풀코스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제일은행의 호리에 행장은 아예 별명이 ''철인''이다.

미국에서 근무하던 85년부터 11년동안 매년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고 제일은행 행장으로 재직하면서도 국내대회가 열릴 때마다 수백명의 직원들과 함께 참가하고 있다.

한국HP의 최준근 사장,알파인코리아의 임병규 사장 등도 재계 마라토너로 정평이 났다.

위아(전 기아중공업)의 김평기 사장은 기업문화 개선을 위해 사내에 마라톤을 보급한 ''마라톤 전도사''다.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마라톤 붐이 불고 있다.

인내심 및 지구력을 요구하는 마라톤의 성격과 시민들과 부대끼며 달리는 모습이 건강하고 올곧은 이미지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제 웬만한 대회 참가자 명단에서 4∼5명의 국회의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치인 마라톤 마니아로는 민주당 김희선 의원이 유명하다.

중앙육상연합회 고문이기도 한 김 의원은 대회 때마다 5㎞를 완주하고도 여유있는 모습으로 대회행사를 챙긴다.

한나라당 이부영 의원도 마라톤 대회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선수.

대회 때마다 10㎞나 하프코스를 뛰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민주당 이인제 의원은 최근들어 참가가 뜸하지만 정치인 중에서는 내로라하는 건각으로 꼽힌다.

지난 8일 개최된 충주마라톤에서는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5㎞ 코스에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김모임 전 보건복지부장관이나 김석우 전 통일원차관도 마라톤을 즐긴다.

김 전 통일원차관은 2년전에 입문해 ''일산 호수마라톤클럽''에서 실력을 쌓은 정통파다.

지난 2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마라톤에 출전해 보스턴마라톤 참가자격을 획득하기도 했다.

연예인 중에서는 최근 40㎏을 감량한 모습을 브라운관에 선보인 박철이나 개그우먼 이영자가 마라톤 애호가로 꼽힌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