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 직원들의 퇴직금 중간정산액 1조3천억원을 놓고 경북 포항지역 금융기관들 사이에 치열한 예금유치전을 벌인 결과 우체국과 농협이 시중은행을 누르고 가장 많은 자금을 유치하는 이변을 보였다.

10일 포항지역 금융기관에 따르면 포철이 지난달 15일부터 지급한 8천억원 가운데 포항에 풀린 4천5백억원의 22.2%인 약 1천억원이 포항 우체국에 몰렸다.

포항우체국은 아직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못한 직원이 20% 가량으로 추산돼 적어도 1천2백~1천3백억원 정도의 예금을 추가로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그다음으로 농협 포항시지부도 5백억원을 유치했다.

그동안 포철 퇴직금을 놓고 투자신탁 은행 보험등 금융기관의 자금 유치전이 뜨겁게 달아올랐으나 우체국과 농협에 이같이 자금이 집중된 것은 시중의 높은 금리보다는 안전을 택했다는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금융기관 합병 등 최근 정부의 금융권의 구조조정이 추진되면서 시중은행의 장래에 대한 불안감을 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포항제철이 1년뒤 추가 지급할 5천억원을 잡기위해 금융기관간 더욱 치열한 접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