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아이아코카"로까지 불리며 바람을 몰고다녔던 차지혁(42)씨의
신화는 이대로 끝나는가.

11일 금감원에 의해 검찰에 고발된 차씨는 초등학교졸업 학력만으로도
신화를 일구어 내 화제를 모았던 인물.

지난 1991년 자동차서비스 대행업체 "트리피아"를 창업, 원년 매출
1천5백억원의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던 장본인이다.

그의 인생에 대해서는 "돈키호테", 혹은 "제2의 아이아코카" 등 극단적인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지난 1957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차씨는 불우한 환경 속에서 초등학교만을
간신히 마쳤다.

그 뒤 껌팔이와 구두닦이 등을 전전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책을 많이 읽고 자신의 꿈과 야망을 설계해 온 차씨는
극단 "마당"의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평민당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하기도 하는 등 정계와 예술계 등 다방면에
걸쳐 사업수완을 발휘했다.

지능지수(IQ) 1백74인 빠른 두뇌에서 만들어 내는 기획력이 그의 짧은 학력
을 보충해주고도 남았다.

지난 1990년8월 자기자금 2만3천원과 주위에서 모아준 5천8백만원으로 세운
트리피아는 놀라운 속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출범 1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부도를 맞았다.

이후 1992년 가맹점카드 발급회사인 "에이스뱅크"를 세우기도 했지만 또다시
좌절의 쓴 맛을 봐야만 했다.

지난 1993년 여직원과의 성추문과 회사 부도로 구속돼 6년3개월간 옥살이를
하면서 그는 큰 고통을 겪어야 했다.

출소한 것은 지난해 1월.

출소후 카드사업과 카드멤버십 맞춤광고 사업을 하는 (주)미다스칸을 설립,
기발한 아이디어와 대대적인 광고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 9월에는 인터넷을 통한 주식공모 과정에서 홈페이지 개설 40여분만에
20만여건이 조회되고 총 청약모금 예정액 7억7천만원을 초과하는 신기록을
세워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듯했다.

하지만 차씨는 이번에 사기혐의로 고발돼 또다시 법의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 양준영 기자 tetrius@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