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강원도 동해시 해안가에서 잠수복 차림에 기관단총을 휴대한
북한 무장간첩 시체 1구와 침투용 수중 추진기 1대가 발견되는 등 북한의
침투 기도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군.경찰 등 관계기관이 합동 조사중이다.

무장간첩이 침투한 것은 지난달 22일 북한 잠수정이 속초 동쪽 해상에서
발견된지 불과 20일만의 일이다.

국방부는 이날밤 북한 무장간첩 침투와 관련한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
"이번에 발견된 무장간첩은 사각수류탄 등 휴대물품으로 볼때 북한 노동당
작전부소속으로 판단되며 침투시각은 11일 밤 11시에서 12일 새벽 2시께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변사체는 발견되기 앞서 24시간 이내에 사망한 것으로 보이고
사망원인은 수중추진기의 급상승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특히 "수중추진기를 사용한 점으로 미뤄 침투인원은 시체로
발견된 무장간첩을 포함, 모두 2~5명으로 추정된다"면서 "나머지 인원에
대한 익사 또는 육상 침투여부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이와 관련,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고
인근 지역에 대해 집중 수색작전을 벌이고 있다.

국방부는 이번 사건을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자 군사도발 행위"로
규정하고 북한에 대해 "무모한 도발행위를 즉각 중지할 것을 엄중경고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이날 오전 8시10분쯤 동해시 어달동 앞 해안에서 이장수(30)씨 등
주민들이 검정색 잠수복 차림의 시체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시신은 신장 1백68cm 가량으로 잠수복에 오리발을 착용하고 있었으며 쌍열
산소통, 수경, 빨대 등 수중 장비와 함께 체코제 기관단총 1정 및 실탄이 든
탄창 2개, 수류탄 1발, 수중 송수신기 1개 등이 든 청색가방을 휴대하고
있었다.

또 동해시 묵호동 외항 방파제 앞 2백m해상에서 발견된 침투용 추진기는
길이 1백57cm, 직경 33cm 크기의 원통형 배로 공작 모선이나 잠수정 등이
해안가에 도착한 뒤 공작원 등을 해변에 침투시킬 때 사용하는 특수장비다.

군당국은 지난번 속초 앞바다 잠수정 침투사실을 탐지못한데 이어 이번에도
종류 불명의 선박이 우리 해안에 접근한 흔적을 전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또 다시 해안 경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장유택기자 chang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