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화 한 통이 다른 기업의 도산을 막을 수 있습니다"

경제검찰의 선봉 서울지검 특수부가 이처럼 기업인들의 적극적인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

그간 특수부는 설계감리용역업체의 담합입찰비리, 기업관련 악성루머
유포 및 작전에 의한 주가조작, 은행 등 금융기관 대출비리, 유령회사를
이용한 무역사기 등에서 탁월한 정보수집과 빈틈없는 수사능력을 보여줬다.

이런 "작품"들을 만들어내면서 경제질서를 수호하는 사정의 중추기관으로
자리잡은 특수부가 수사과정에서 부딪히는 가장 큰 벽은 피해업체들의
무거운 입.

이는 범죄자들의 증거인멸이나 도주보다 무섭다고 검찰수사 관계자는
말한다.

중원의 레이디가구 허위공개매수사건의 주범인 변인호가 3천7백억원을
사기칠 수 있었던 것도 자신들의 급박한 자금사정이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한 피해업체들 덕분이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그 결과 비록 주범일당이 잡히기는 했지만 중원이 발행하거나 배서한
휴지어음을 가진 중소업체가 도산위기에 처한 것은 물론 수백억원이
외국으로 유출되는 치유할 수 없는 흔적을 남기게 됐다.

안대희 서울지검 특수부 부장검사는 "사기당한 기업들이 오히려
피해사실을 숨기려는 관행이 경제를 더욱 멍들게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문을 연 기업활동 저해사범 신고센터에 지금까지 접수된
고발건수가 10여건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현재 특수부는 자체적으로 범죄정보반을 운영, 여의도 일대의 증권사
객장과 사채시장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기업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은밀한 내사를 통해 범죄증거가 확보되어야만 전면적인 수사에 착수한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면 수주일내에 전광석화처럼 사건을 매듭짓는
것이 특수수사의 전형이다.

안부장은 "신고자가 비록 사소한 비리사항이 있다 하더라도 최대한
보호할 것"이라며 "기업활동 저해 사범 신고센터 (3467-5494)를 적극
활용해달라"고 강조했다.

< 이심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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