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특혜대출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최병국 검사장)는 6일
한보철강 거액 대출과 관련, 은행장들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짓고 대출외압과
관련한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의 진술을 통해 확보한 정.관계 로비대상
50여명에 대한 선별작업을 벌여 이 가운데 정씨로부터 1억원 이상의 돈을
받은 20여명을 내주초부터 우선 소환 조사키로 했다.

이에따라 정씨가 각각 7억, 5억원을 줬다고 진술한 신한국당 홍인길,
국민회의 권노갑의원 부터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정씨를 통해 1차로 파악한 억대 이상 수수자 20여명 가운데는
1~2명의 대권주자를 포함한 여권실세와 야당 고위인사 등 10억원을 받은
정치인 5~6명과 비경제부처장관을 포함한 고위 공무원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검찰 관계자는 "대선주자에 대해서는 현재 내사하지 않고 있다"
고 말해 정씨로부터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김시형 산업은행 총재와 장명선 외환은행장, 이종연
전조흥은행장 등 3명을 상대로 대출사례비 수수및 정.관계 인사의 대출외압
여부를 밤새 집중 추궁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 은행장들이 한보철강에 거액을 대출해준 의혹이 있어
소환해 대출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으나 특별한 혐의점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해 무혐의 처리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검찰은 이로써 신광식 제일은행장과 우찬목 조흥은행장 등 현직 은행장
2명을 구속하는 것으로 한보사건과 관련한 은행장 비리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 한은구.이심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