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지방 맞나요?…전용 84㎡ 분양가 10억 근접
GS건설이 광주광역시 서구에 짓는 ‘상무 센트럴자이’(조감도)가 광주 지역의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다.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최고 9억2900만원에 이른다. 최근 서울 은평구에 분양한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 전용 84㎡ 분양가(7억1000만~8억8000만원)보다 높은 가격이다.

광주 서구 쌍촌동 옛 호남대 쌍촌캠퍼스 부지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전용 84~247㎡ 총 903가구로 지어진다. 입주민 전용 스카이라운지, 호텔급 사우나 등을 포함한 프리미엄 단지라는 설명이다. 광주에서도 핵심 입지에 들어서는 만큼 분양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오는 7일부터 1순위 청약을 시작한다.

시장 분위기는 다소 냉담한 편이다. 고급 단지임을 고려하더라도 분양가격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어서다. 전용 84㎡ 최고가에 원목마루(2430만원), 조명(490만원), 욕실(410만원) 등 옵션을 업그레이드하면 총 4000여만원이 추가된다. 금융 혜택도 ‘이자 후불제’여서 실제 중도금 대출 이자까지 더하면 10억원을 훌쩍 넘는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광주에선 전용 84㎡를 7억~8억원에 분양해도 비싸다는 분위기였다”며 “아무리 상무지구지만 전용 84㎡를 10억원 가까운 가격에 분양하는데 흥행에 성공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광주에 분양한 ‘e편한세상 봉선 셀레스티지’(장미 재건축) 전용 84㎡의 분양가는 6억9000만~7억2400만원 선이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지방 아파트 분양가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기타 지방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320만원으로 1년 새 14.5% 상승했다.

최근 울산에 공급된 ‘문수로 롯데캐슬 그랑파르크’는 전용 84㎡ 분양가가 7억8000만~8억3000만원대였다. 발코니 확장비까지 포함하면 최대 8억5000만원에 이른다. 지난 22~24일 청약에서 전체 187가구 모집에 39가구만 모여 미달 사태를 빚었다.

청약 불패 지역이라 불리는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서도 분양가에 따라 성패가 갈리고 있다. 지난 22일 청약을 받은 ‘부산에코델타시티 디에트르 더 퍼스트’는 평균 경쟁률이 1.3 대 1로 저조했다는 평가다. 일부 단지는 미달하기도 했다. 이 단지 분양가는 지난 2월 평균 경쟁률 12 대 1을 기록한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린’보다 2400만원가량 높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공사비 인상분이 반영되면서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분양가가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지방은 심리적 저항선이 있고, 수요자는 여전히 분양가에 민감해 고분양가 단지들이 청약 시장에서 고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