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한경DB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한경DB
부동산 시장에서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권 아파트가 경매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미래 가치가 높은 강남권 재건축 입찰에는 수십 명이 몰린다. 일반적으로 인기가 없는 지분 매각조차 입찰 경쟁이 치열하다.

22일 부동산 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날까지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평균 88.4%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서울 평균 낙찰가율(79.9%)보다 8.5%포인트 높은 수치다.

호재가 많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인기가 두드러진다. 지난 18일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 매각일에는 응찰자 45명이 입찰 경쟁에 나섰다. 이 물건은 작년 11월 이후 두 차례 유찰된 후 최저 입찰가가 17억원대로 떨어졌다.

저가 매수세가 붙었지만 실제 낙찰가는 26억5000여만원(낙찰가율 95%)으로, 최근 실거래가(24억3000만원)보다 높은 가격이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물건이라는 점이 매수세를 모았다는 분석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부동산은 일반 매매시장에서 매입하면 실거주 의무가 부여되지만 경매 시장에서 낙찰받으면 실거주 의무가 없다.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거나 자금조달계획서를 낼 필요도 없다.

초기 재건축 단계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과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경매도 매수세가 붙었다. '올림픽선수촌' 전용 135㎡는 지난 8일 2차 매각일에 감정가(30억원)의 97%인 29억3000여만원에 매각됐다. 응찰자는 7명이었다. 올림픽훼밀리 전용 136㎡는 지난달 3일 감정가(23억5000만원)의 80%인 18억8000여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두 차례 유찰로 최저입찰가가 15억원대까지 떨어지자 응찰자 7명이 참여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모습.  /한경DB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모습. /한경DB
경매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낮은 지분 매각도 마찬가지다.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전용 76㎡는 지난 1일 일부 지분(0.8㎡)만 매각하는데 19명이나 나섰다. 감정가(0.8㎡ 기준 2700여만원)의 138%인 3800여만원에 낙찰되자 막판에 공유자가 우선매수권을 청구해 이 가격에 매수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잠실주공 5단지는 재건축이 진행 중이라 향후 더 높은 가격에 팔려고 전략적으로 접근한 투자자가 많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