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최대 재건축 단지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이 분양에 나선다. 일반분양 물량을 두고 '주방 뷰', '앞집 뷰' 등 논란이 있지만, 수요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높다. 서울에서 모처럼 대규모 분양인데다 온갖 인프라를 품고 있는 입지에서 (소형의 경우) 중도금 대출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조합원 입주권도 물량이 있다보니 수요자들은 사정에 따라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있다.

25일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이날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내달 5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4786가구의 분양 일정에 돌입한다. 일반분양 물량은 전용 29~84㎡로 마련됐고, 3.3㎡당 평균 분양가는 3829만원이다. 수요가 많은 면적인 전용 59㎡는 9억7940만~10억5190만원, 전용 84㎡는 12억3600만~13억2040만원으로 분양가가 책정됐다.

업계에서는 둔촌주공 전용 59㎡와 전용 84㎡에 청약 대기자가 대거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 물량이 많아 청약 가점이 낮은 무주택자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될 것이고, 지하철 5호선 둔촌동역과 9호선 둔촌오륜역을 모두 이용할 수 있어 교통도 편리하기 때문이다. 위례초등학교와 둔촌초등학교, 동북중학교, 동북고등학교 등 '학품아' 아파트라는 점도 장점이다.
분양 시작된 둔촌주공…전용 59·84㎡에 관심 몰려
다만 청약 대기자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예상보다 높은 분양가가 확정됐고 선호도가 높은 동·층 물량은 적기 때문이다. 둔촌주공 청약을 기다렸던 하모(40)씨는 "2년 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심사에서 3.3㎡당 2900만원이 나왔었는데 1000만원 가까이 올랐다"며 "발코니 확장비 등 옵션을 감안하면 전용 84㎡ 분양가를 14억원대로 봐야 하는데, 그 돈을 주더라도 '주방 뷰' 신세"라고 지적했다.

둔촌주공 전용 84㎡ E형과 전용 59㎡ C형은 주방 창문을 통해 맞은편 집 내부가 보일 정도로 간격이 좁다. 주방 창문으로 마주 보는 두 집의 간격이 2.6m 수준에 그쳐 사생활 침해는 물론, 환기·통풍 문제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4억 주방 뷰' 논란에…계산기 두드리는 둔촌주공 청약 대기자들
특히 전용 84㎡ E형은 일반분양으로 나오는 전용 84㎡ 가운데 물량이 가장 많다. 선호도가 높은 전용 84㎡ A형은 조합원이 물량 대부분을 선점해 218가구만 남았고 B형과 C형은 각각 19가구와 76가구에 그치는 데 반해 E형은 558가구가 예정됐다. 청약자가 당첨 확률을 높이려면 주방 뷰 논란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옵션을 모두 포함한 전용 84㎡ E형의 가격은 14억1685만원에 달한다.

다만 조합은 타워형 아파트의 환기 문제와 승강기 문제를 개선하기위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에칭(불투명) 유리 적용으로 인접 세대 시선을 차단하고 환기를 위한 폐쇄형 여닫이 환기창을 계획 중"이라며 마주보는 세대는 엇갈림 형식의 불투명 창을 적용해 사생활 보호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타워형 아파트의 경우 승강기가 대부분 2대지만 둔촌주공의 경우 3대로 설계돼 입주민의 편의는 물론 승강기홀의 채광과 환기가 개선됐다는 점도 어필하고 있다.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전용 59㎡는 중도금 대출(신용대출 포함)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0년 만기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와 담보인정비율(LTV) 50%를 적용하면 소득에 따라 4억4000만(연소득 8000만원)~5억3000만원(연소득 1억2000만원)의 대출이 가능하다.

동시에 조합원 입주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조합원 입주권은 주방 뷰 등의 논란 없이 선호도가 높은 소위 '로열 동·로열 층(RR)'으로 배정된다. 일반분양 물량에서는 각각 수백만원을 줘야 하는 고급화 패키지와 가전 등이 조합원에게는 무상으로 지원된다. 일반분양 물량에는 제공되지 않는 'AL CAP' 이중창 등도 조합원 물량에만 적용된다.

조합원 입주권은 일반분양 특별공급이 시작되기 직전인 내달 3일부터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시장 호가는 전용 84㎡가 14억원부터 형성되어 있다. 유상 옵션을 포함한 전용 84㎡ 일반 분양가와 차이가 없는 듯 보이지만 조합원 입주권에는 추가로 감안해야 할 요소가 있다. 가구별로 차이가 큰 추가 분담금과 환급금 등이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모습. 사진=한경DB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모습. 사진=한경DB
'RR' 조합원 입주권도 관심…가구별 추가 분담금·환급금 따져봐야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은 공사를 재개하며 조합에 공사비 4조3677억원을 요청했다. 2020년 증액 공사비 3조2293억원에서 1조1384억원 늘었다. 분양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과 원자잿값 상승, 공사 중단에 따른 손실 등이 포함된 액수다.

현재 한국부동산원의 검증이 이뤄지고 있어 공사비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시공사업단의 요청액을 기준으로 조합원 1인당 추가 공사비를 계산하면 1억8000만원이 된다. 여기에 사업비 대출액을 반영하면 조합원 1인당 2억원 내외의 추가 분담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변수는 환급금이다. 기존 20평대 저층 아파트 소유주는 1억원가량 환급금을 받을 수 있었다. 현재도 시장에 나온 일부 조합원 입주권 매물은 '입주 시 1억원 환급 예정' 등의 안내를 하고 있다. 환급액이 큰 조합원 입주권을 14억원에 사들일 경우 추가 분담금을 감안하더라도 일반분양가와 차이를 1억원 내외로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모습. 사진=한경DB
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모습. 사진=한경DB
인근 개업중개사는 "가점 60점을 넘는 분들이 전용 84㎡ 청약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계신다"면서도 "상담을 하다 보면 가점이 낮아도 전용 84㎡를 원하는 분들이 저렴한 조합원 입주권에 눈을 돌리기도 한다. 추가 분담금 등이 있지만, 같은 단지에서도 로열 동·로열 층은 비싸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실제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최근 전용 84㎡ 조합원 입주권이 14억원에 두 건 매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둔촌주공은 강동구에서 가장 송파구와 가깝고 교통도 편리한 지역이기에 전용 59㎡와 전용 84㎡는 준수한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점이 낮거나 소위 '로열 층' 등을 원하는 경우에는 조합원 입주권 거래도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