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 집값 하락 폭이 더 커졌다. 금리가 추가로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 확산하면서 관망세가 짙어지고 매물이 쌓여서다. 거래가 활발하진 않지만 가끔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집값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3일) 기준 서울 집값은 0.2% 하락했다. 전주(-0.19%)보다 낙폭이 더 커졌다. 19주 연속 내리고 있다. 2012년 12월 첫째 주(3일) 0.21% 내린 이후 약 9년 9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도봉구가 가장 많이 내렸다. 전주 0.32% 하락을 기록한 도봉구는 이번 주 0.37% 떨어져 낙폭이 0.05%포인트 더 확대했다. 창동에 있는 단지에서 하락 거래가 나왔다.

도봉구 창동에 있는 '주공19단지(창동리버타운)' 전용 60㎡는 지난 4일 6억6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올해 들어 이 면적대에서 첫 거래다. 지난해 8월 9억7700만원에 거래된 것이 마지막 거래였는데 이보다 3억1700만원 하락했다.

창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 급하게 내놓은 매물로 알고 있다"며 "최근 매수세가 없는 상황에서 월세가 껴 있어 거래가 쉽지 않았던 매물이다. 기존에 내놓은 6억9000만원보다 3000만원 더 낮춰서 나간 것"이라고 했다.
도봉구 창동 주공아파트 19단지 전경. 사진=한경DB
도봉구 창동 주공아파트 19단지 전경. 사진=한경DB
도봉구 인근인 노원구 역시 0.36% 하락했다.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상계주공13단지' 전용 45㎡는 지난달 27일 3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5억3500만원보다 1억5500만원 내렸다.

대표적인 서민 주거지역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붙어 있는 성북구도 0.26% 내렸다. 성북구 장위동에 있는 '래미안포레카운티' 전용 84㎡는 지난 4일 9억2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해당 면적대 마지막 거래는 11억5000만원이었는데 이보다 2억3000만원 떨어졌다.

이 밖에 서대문구(-0.28%)는 남가좌동 선호 단지와 대현동 구축 단지에서, 은평구(-0.28%)는 수색동과 녹번동 위주로 하락했다. 송파구(-0.27%)는 잠실과 송파동 대단지에서, 강서구(-0.23%)도 내발산동과 가양동 주요 단지에서 집값이 내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금리가 추가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매물이 적체가 가중되고 가격이 하향 조정되는 상황에서 일부 하락 거래가 나타나면서 낙폭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매매 및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사진=한국부동산원
매매 및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사진=한국부동산원
전셋값도 낙폭을 확대했다. 서울 전셋값은 이번 주 0.2% 내렸다. 전주(-0.18%)보다 소폭 확대됐다.

강남 3구 중 송파구 전셋값 하락이 가파르다. 전주(-0.31%)보다 0.07%포인트 더 내려 0.38% 낙폭을 기록했다. 송파구 가락동에 있는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전날 10억2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지난달 최저가인 10억5000만원보다 3000만원이 더 내린 수준이다.

‘헬리오시티’ 단지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매물이 많이 없는 상황이긴 한데 전세를 찾는 실수요자도 없다 보니 집주인들이 소폭 가격 조정에 나선 상황"이라고 했다.

서대문구(-0.29%)는 홍제동과 영천동 구축에서, 종로구(-0.29%)는 교북동과 창신동에서, 은평구(-0.28%)는 수색동과 불광동 대단지에서, 성북구(-0.27%)는 하월곡동과 보문동에서 전셋값이 내렸다. 관악구(-0.24%), 강동구(-0.24%) 등도 전셋값 하락이 가팔랐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