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 기자
안녕하세요. 집코노미TV입니다. 사학도이면서 작가이자 이코노미스트이신 홍춘욱 박사님과 얘기 나누고 있습니다. 홍 박사님, 금리와 부동산은 어떤 관계가 있나요?

▷홍춘욱 박사
아주 편하게 얘기하겠습니다. 부동산시장의 가장 좋은 환경은 금리가 완만하게 인상될 때입니다. 그게 언제였냐면 2017~2018년입니다. 기억 나시죠?

▶최진석 기자
너무… 너무 뜨거웠던 거 아녜요?
[집코노미TV] 경제 추락하는데 부동산만 괜찮을까?
▷홍춘욱 박사
금리가 1년에 한 번 정도 인상되는 시기가 부동산시장에서 제일 좋다는 예를 든 거예요. 당시 제가 언론 인터뷰에서 금리가 완만하게 인상되는 게 꼭 부동산시장의 악재로 볼 수는 없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왜냐면, 금리를 인상하는 이유가 뭡니까? 물가가 오르거나 경기가 좋아졌을 때잖아요. 부동산도 사실 상품이에요. 물론 자리에 붙어서 이동을 못 하니까 부(不)를 붙여서 부동산(不動産)일 뿐이지 다른 동산과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의 함수인 건데, 물가도 오르고 경제도 좋아서 중앙은행이 마음 편하게 금리를 인상할 때가 부동산시장에도 좋다는 겁니다.
[집코노미TV] 경제 추락하는데 부동산만 괜찮을까?
그러니까 첫째, 금리가 완만하게 오를 때가 가장 좋습니다. 그렇다면 두 번째는? 완만하게 떨어질 때죠. 그렇지 않겠습니까? 당연한 거죠. 부동산시장에서 본다면 금리가 천천히 떨어진다면 경기가 아주 나쁘진 않다는 것이고요. 급격한 인하나 이런 건 정말… 이건 조금 이따 얘기하고요. 완만하게 떨어지는 게 왜 좋냐면 국내 대출 대부분이 변동금리여서 그렇습니다. 우린 모두가 알잖아요. 고정금리 대출의 금리가 사상 최저라고 얘기 나오지만 사상 최저인 그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 대출이 더 싸잖아요.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자동적으로 대출금리도 내려가는데, 물론 조정대상지역 등에서 대출규제가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부동산시장의 유동성 여건에서 보면 나쁘진 않은 거죠.
[집코노미TV] 경제 추락하는데 부동산만 괜찮을까?
세 번째는 금리가 공격적으로 인상되는 상황입니다. 2011~2012년이 그랬죠. 이럴 때가 부동산시장이 나빠질 수 있는 첫걸음입니다. 중앙은행이 경기가 조금 나빠지는 걸 감수하고 인플레이션을 잡겠다, 또는 부동산을 잡겠다는 신호를 주는 거죠. 이럴 때 조심해야 돼요. 작년 연초에 그랬죠. 연중 금리인상이 몇 차례 이뤄질지에 대한 설문에서 대부분 두 번으로 예상했어요. 그런데 네 차례 인상했어요. 시장의 예상보다 가파르게요. 금리를 몇 퍼센트포인트 올렸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시장의 예상이 그해 초에 어느 정도였느냐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공격적인지를 봐야 해요. 이렇게 돼면 부동산, 주식 할 것 없이 경제에 충격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나쁘다고 말씀드리는 것이고요. 굳이 비교를 해본다면 2006~2007년에 있었던 가파른 금리인상이나 2011~2012년에 있었던 금리인상기죠. 그때 당시엔 몰랐는데 지나고 보면 1~2년 뒤 부동산시장이 상당히 안 좋았어요.

네 번째로, 제일 나쁜 건 공격적인 금리 인하입니다. 이건 말할 필요가 없죠. 한국은행이나 정부가 자백하는 것이죠. 경제성장률 전망이나 경제 위험관리에 실패했다고 말하는 셈이니까요.
[집코노미TV] 경제 추락하는데 부동산만 괜찮을까?
▶최진석 기자
백기 드는 거예요?

▷홍춘욱 박사
네, 백기를 드는 것이죠. 인플레고 뭐고보다 우선 자산시장 붕괴와 경기의 급격한 하강을 막기 위해 금리를 시급히 인하했던 시절도 있었어요. 그런 식으로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한다면 그 뒤에 좋아질진 모르죠. 그러나 일단 공격적 금리인하가 필요할 정도로 경제가 망가졌다면 부동산시장도 안 좋을 수밖에 없어요. 이렇게 정리를 해볼 수 있겠습니다.

▶최진석 기자
‘돈의 역사’를 집필하는 사학도이자 이코노미스트 홍춘욱 박사님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감사합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진행 최진석 기자 촬영 조민경 인턴PD 편집 이지현 인턴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