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특위, 세율인상 대상서 1주택자 제외하는 차등 방안 제시
"실수요자 우대로 과다보유 억제 vs 중저가 다주택자와 형평성 문제"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하는 고가주택이라고 해도 소유자가 1주택자라면 다주택자보다 덜 낼 수 있도록 하는 안이 제시됐다.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부담을 다주택자보다 낮춤으로써 주택 과다 보유에 대한 기회 비용을 더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른바 '똘똘한 한 채'의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데다 중·저가 다주택자와의 과세 형평성도 맞지 않아 더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종부세 인상] 고가 1주택자 결국 똘똘했나… 차등과세에 주목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22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한 '바람직한 부동산세제 개혁방안' 정책 토론회에서 종부세 개편 시나리오 중 하나로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현행 종부세 납부 기준은 아파트나 다가구·단독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의 경우 총 보유액 6억 원 초과지만 1주택자는 9억 원 초과다.

주택 1채만 보유하면 그만큼 다주택자보다 보유 자산 가격이 비싸야 종부세 납부 대상이 된다는 뜻이다.

9억원이 넘는 고가주택 보유자는 전국에 10만5천명이며 이 중 다주택자가 3만6천명, 1주택자는 6만9천명이다.

현행 기준으로 주택 수와 무관하게 적용되는 종합부동산세 세율은 같다.

하지만 재정특위는 이날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을 함께 인상해 보유세 부담을 늘리는 안을 내놓으면서 1주택자에 대해서는 세율을 종전대로 유지하는 안을 내놨다.

주택 공시가격 대비 실제 세금을 매기는 비율을 뜻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만 높이되 세율인상에서 1주택자를 배제해 세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공정시장가액 비율은 현행 80%에서 85%로 올리고 세율은 상위구간을 중심으로 주택은 최대 0.5%포인트 인상한다고 가정했을 때 재정특위는 주택 부문 종합부동산세 세수가 897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만약 1주택자에 대해서 공정시장가액 비율 인상만 적용하고 세율 인상을 배제하면 전체 세수 증대 효과는 882억원으로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주택 가격별 세수 증대 효과를 보면 과표 94억원(시가 기준 176억원) 초과, 12억∼50억원(30억∼ 97억원) 구간에서 각각 298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억∼12억원(19억∼30억원) 구간은 102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나 세 번째로 컸고 6억원 이하(8억∼19억원)이 10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보유세 강화로 실소유 1주택자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는 이미 정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돼왔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올해 초 1주택자의 종부세 부과 가격 기준을 현행 9억원 이상에서 12억원 이상으로 높이는 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다주택자보다 1주택자에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이 적용되면 주택 추가 보유에 대한 기회 비용을 늘려 투기 목적의 다주택자 양산을 막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른바 값이 비싸고 투자가치가 높은 이른바 '똘똘한 한채'에 대한 수요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지난해 말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 조치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고가주택 수요가 늘어나는 움직임이 감지되기도 했다.

자산 규모가 비슷한 중·저가 다주택자와 형평성 문제도 빚어질 수 있다.

특히 서울·수도권 등을 중심으로 고가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지방 주택에 대한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재정특위가 최종 권고안을 확정하기 전에 1주택자 차등 과세 안에 대해 더 신중하게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재정특위는 의견수렴을 거쳐 오는 28일 전체회의에서 '부동산 보유세 개편 권고안'을 확정해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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