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는 ‘11·3 주택시장 관리방안’의 강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세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가수요자의 진입을 차단하는 수준이어서 분양시장이 급랭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주택협회는 전매금지 등 강도 높은 대책으로 미분양 증가→건설사 유동성 위기→내수경기 위축의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의열 한국주택협회 정책실장은 “나홀로 내수를 견인하고 있는 주택시장이 연착륙하지 못하면 내수 경기가 얼어붙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 건설사 마케팅팀장들은 청약경쟁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1순위자 요건이 크게 강화된 데다 단타 투자자들이 발을 붙일 수 없게 돼서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지난주까지 서울에서 청약 신청을 받은 9개 단지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30.3 대 1이다. 1순위 경쟁률은 9월 12.8 대 1에서 10월 33.6 대 1로 껑충 뛰었다.

건설사들은 실수요자 위주로 마케팅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신상열 대우건설 마케팅팀장은 “가수요자들이 사라지면서 유망지역 분양 물량이 실수요자에게 돌아가게 됐다”며 “무주택자 등에게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이달 분양을 앞두고 있는 건설사들은 재건축·재개발조합에 합리적으로 분양가를 책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미분양분에 대한 마케팅 강화 전략을 짜는 건설사도 나오고 있다. 조기에 미분양을 소진하지 못하면 중도금 집단대출을 못 받을 가능성도 있어서다.

건설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중도금 집단대출 제한이라고 마케팅팀장들은 입을 모았다. 현재 금융회사들은 계약률 100% 사업장에 한해 집단대출을 해주겠다는 자세다. 건설사들은 할 수 없이 집단대출 협상을 대거 내년으로 연기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대책으로 중도금 대출을 받기 위해선 계약금을 10% 이상 높여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분양마케팅업체인 삼일산업의 김선관 사장은 “건설사들이 분양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내년 아파트 분양 물량이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연관산업까지 침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